[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법원이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이준석 대표가 낸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하고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의 직무집행을 정지시킨 것과 관련해 당내에서도 이견이 갈린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26일 "법원이 우리 당의 폭주에 제동을 걸었다"며 "국민의힘이 반민주정당으로 낙인찍힌 것"이라고 평했다. 반면 홍준표 대구시장은 "요즘 법원은 정치적 판단도 한다"며 비판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4차 상임전국위원회를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재판장 황정수)는 이날 이 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제기한 가처분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본안소송 판결 확정까지 주 전 위원장의 직무 집행을 정지하라고 결정했다. 비대위도 효력이 중지됐다. 비대위 출범 요건 중 하나인 '비상상황'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비대위는 당대표 '궐위' 또는 '비상상황'일 경우에 한해 출범할 수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 대표에 대한 중앙윤리위원회의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궐위'가 아닌 '사고'로 규정, 권성동 원내대표의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한 바 있어 비대위 출범 요건을 모두 충족시키지 못하게 됐다.
그간 이 대표 편을 들었던 하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이 우리당의 폭주에 제동을 걸었다"며 "법원에 의해 당의 잘못이 심판받은 것"이라며 이같이 적었다. 하 의원은 비대위 체제로 전환할 당시 이 대표를 '강제 해임'하는 당헌 개정안을 부결해야 한다고 촉구, 복귀 길을 열어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최근 한달여간 당이 진행시킨 일들이 정당민주주의에 위반된다는 법원의 지적이 매섭다"며 "국민의힘이 반민주정당으로 낙인찍혔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 위기상황에 대해 "정치적 해법을 거부한 당 지도부는 이 파국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도 했다. 특히 "공정과 상식을 내걸고 탄생한 정권에서, 여당이 공정과 상식을 철저히 말살하는 짓을 저지른 것 어떻게 용서받을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반면 홍 시장은 법원이 가처분 결정을 한 데 대해 "정치적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요즘 법원은 정치적 판단도 하네요. 대단합니다"라고 비꼬았다. 이는 법원이 비대위 전환의 절차상 하자는 없다면서도 정작 '비상 상황'이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데에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