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인노희 밀정' 김순호 경찰국장, 즉각 사퇴하라"
민주·노동단체들 용산역서 시민문화제
"진실 밝히고 사과해도 부족한데 국민들 조롱"
"순경도 아니고 경장 특채…'밀고' 증거 넘쳐"
'치안본부' 부활·경찰 장악 '경찰국' 해체하라"
2022-09-02 21:13:31 2022-09-03 00:02:56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인노회) '밀정 의혹'을 받고 있는 김순호 초대 경찰국장을 향해 즉각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성균관대민주동문회·인노회사건관련자모임 등 총 6개 노동·시민단체들은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역 광장 앞에서 '밀정 김순호 퇴진과 경찰국 해체를 위한 시민문화제'를 열고 이같이 요구했다.
 
단체는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투신한 민주화운동 동지들을 배신하고 밀고한 자를 경찰국장에 임명하고 국민들의 반대 목소리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 정부의 태도에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경찰장악 음모를 규탄하고 경찰국 해체와 김순호 치안감 사퇴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단체 회원들과 시민들이 2일 오후 6시30분 서울 용산구 용산역 광장 앞에서 '밀정 김순호 퇴진과 경찰국 해체를 위한 시민문화제'에 참석해 '밀정' 의혹이 제기된 김순호 행안부 경찰국장의 퇴진과 경찰국 해체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강병현PD
 
문화제에 참석한 조영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은 "김순호 국장이 과거 경찰 대공업무실에 스스로 찾아갔다는 건 적극적인 밀고의 의미다. 또 경찰에 들어가 순경도 아닌 경장으로 특채됐다는 점, 대공수사 업무를 맡은 점 등은 밀고의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김순호 국장은 진실을 밝히고 사과해도 부족한데 경찰국장을 차지하며 국민들을 조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재환 인노회 사건관련자모임 회장은 인노회 활동 당시 김 국장의 행적을 고발했다. 안 회장은 "인노회 활동 당시 김 국장이 1989년 초 봄에 문득 회의에 나오지 않아 인노회 회원들이 찾아보니, 부천 누나집에서 머물고 있었다"며 "그 때 부천지역 조직 회원 몇몇이 구속되고 있었는데 이 사실만 봐도 배신자를 넘어 밀고한 증거들이 아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 사건 관련자 모임 안재환 회장이 2일 오후 6시30분 서울 용산구 용산역 광장 앞에서 열린 '밀정 김순호 퇴진과 경찰국 해체를 위한 시민문화제'에 참석해 연대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병현PD
 
단체들은 경찰국 해체도 요구했다. 장한솔·이성록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은 "윤석열 정부는 31년 만에 부활시킨 경찰국의 수장에 고문 수사와 프락치 의혹이 가득한 김순호 국장을 임명했다"면서 "이는 경찰을 권력의 하수인으로 만들어 자신들의 입맛대로 조종하고자 하는 시도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 군사독재 시절 반민주적으로 시민들을 탄압하고 반인륜적인 프락치를 양성하던, '치안본부'의 부활이자 경찰 장악의 의도의 상징인 경찰국을 즉각 해체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문화제는 노래패 '꽃다지'의 사전 공연과 조영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의 여는말로 시작됐다. 이어 최동 열사 여동생 최숙희씨가 '김순호에게 부치는 편지'를 낭독하고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사건관련자모임 △강제징집녹화선도공직진실규명추진위원회 대표들이 연대발언에 나섰다. 대학생 대표 연대발언도 진행됐다. '밀정 김순호 사퇴 및 경찰국 해체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 전개 선언' 이후에는 김은정 무용가의 무용 '생명의 바람'이 공연됐다.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단체연대회의 장현일 의장이 2일 오후 6시30분 서울 용산구 용산역 광장 앞에서 열린 '밀정 김순호 퇴진과 경찰국 해체를 위한 시민문화제'에 참석해 연대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병현PD
 
김 국장은 1989년 노동운동단체인 인노회 동료들을 밀고한 뒤 그 대가로 경찰 대공요원으로 특채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가안보사령부(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의 사상전향 공작(녹화사업) 당시 학내 프락치로 활동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그러나 김 국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앞서 김국장은 지난달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 업무보고에 출석해 "주사파 활동에 대한 염증, 주체사상에 갖고 있는 공포 때문에 전향했고, 이런 것들을 해소하는 길이 뭔가 생각한 끝에 경찰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경찰 입직과 관련해서도 "대공 특채 시험이 있다는 걸 알고 응시했고 서류·필기·면접 전형에 모두 합격했다"고 밝혔다. 다만, 김 국장이 응시한 시험에서 김 국장 외 다른 응시자는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문화제에는 인노회 관계자 등 민주계·노동계인사들과 여러 시민들이 참석했다. 인노회 관계자들과 민주·노동계 단체들은 향후 '100만 서명운동'을 진행하면서 김 국장의 퇴진과 경찰국 해체 운동을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다.  
 
민주·노동단체 회원들과 시민들이 2일 오후 6시30분 서울 용산구 용산역 광장 앞에서 '밀정 김순호 퇴진과 경찰국 해체를 위한 시민문화제'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강병현PD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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