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업계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망에 걸리면서 긴장감이 돌고 있다.(사진=SSG닷컴)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이커머스 업계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망에 걸리면서 긴장감이 돌고 있다. 공정위가 윤석열 정부의 친기업 기조에 발맞출 것이라는 당초 기대와 달리 여전히 기업 옥죄기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서울 강남구에 있는 SSG닷컴 본사를 찾아 현장조사를 벌였다.
이번 공정위 조사는 SSG닷컴이 납품업체에 상품 판매대금을 지급하고 업체와 판매촉진행사 비용을 분담하는 과정에서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유통업법에 따르면 유통업자는 납품업자에게 월 판매 마감일로부터 40일 이내에 상품 판매 대금을 지급해야 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장조사 여부 등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특별한 혐의를 포착해 특정업체를 조사하는게 아니라 이커머스업계를 살펴보기 위한 실태조사라는 분석이다. 공정위는 지난달 말에도 마켓컬리 운영사인 컬리 본사를 찾아 현장조사를 벌인 바 있다.
공정위가 잇따라 이커머스 업체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이면서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현재 이커머스 업체 대부분이 큰 적자 규모를 가지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상황에서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을 경우 자칫 갑질기업으로 비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온라인 플랫폼 자율규제를 위한 규제개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 16일 한기정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한 지 3일만에 이커머스 업체에 칼날을 겨누면서 대화의 여지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조사에 이어 규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공정위는 자율규제와 별개로 유통 기업이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불공정거래를 할 경우 제 역할을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급속히 성장한 온라인 유통 분야를 비롯해 가맹·유통·대리점 분야의 우월적 지위 남용행위에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신임 공정위원장이 취임하자마자 현장조사를 벌인 것은 현 정부의 기조와 상충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실제로 위반 혐의가 있는지, 현장조사가 업계 전반으로 확대될지는 좀 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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