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야심차게 준비한 한-미 스타트업 서밋이 아쉬움을 남긴 채 끝나고 말았다. 유엔총회에 참석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오후 늦게 이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밀린 일정을 이유로 돌연 취소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 일정에 맞춰져 계획된 중기부의 글로벌 행사에 찬물을 끼얹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피어17에서 개최되고 있는 한-미 스타트업 서밋의 피날레 행사로 윤 대통령이 참석해 미국 벤처캐피탈 3사와 2800억원 규모의 공동펀드를 조성하는 협약식이 예정돼 있었다. 시간은 오후 5시였다. 이후에는 행사의 개막식과 함께 K-스타트업의 비상을 염원하는 세리머니도 계획돼 있었다.
대통령 방문을 앞두고 현장에서는 수차례 리허설이 진행됐다. 오후부터는 관련 경호팀 등이 드나들며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행사를 30여분 앞둔 5시 전후로는 행사 참석자들과 기업 관계자들이 윤 대통령을 맞기 위해 행사장 메인통로 양쪽으로 도열해 있었다. 하지만 5시 30분경 대통령실은 중기부에 '앞 일정 순연' 등을 이유로 공동펀드 협약식 방문 일정을 취소하겠다고 통지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과 이 협약을 위해 이 장소를 방문했던 바티아 구글 VP(Vice President), 로젠버그 오라클 SVP(Senior Vice President), 박원기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카비르 미스라(Kabir Misra) 알피에스 벤처스(RPS Ventures) 대표 등은 이영 중기부 장관과 공동펀드 협약식을 진행했다. 이 장관은 윤 대통령을 대신해 축사를 낭독했다.
이 행사는 20일 시작돼 21일까지 진행됐지만 별도의 개막식 없이 시작됐다. 오히려 개막식은 행사 끝나는 시점인 21일 오후 개최될 예정이었다는 것만 봐도 정상적인 행사의 수순은 아니었다. 미국 VC 3사와 공동펀드 결성 협약식으로 행사장을 방문하는 윤 대통령의 일정에 맞춰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행사가 개최된 첫날인 지난 20일, 메인행사는 오후 1시부터 2시간 진행된 데 그쳤고, 방문객도 거의 없었다. 첫날 행사장을 방문한 VC는 6팀에 불과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이 장관이 예정대로 공동펀드 협약식 등을 소화했다"며 말을 아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1일(현지시간)미국 뉴욕에서 미국 벤처캐피탈 VC3사와 약 2800억 규모의 한미 글로벌벤처펀드 조성 협약식을 개최했다. (사진=중기부)
뉴욕=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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