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기반 반려동물 의료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2년간 준비해온 AI 기반 동물영상진단 보조서비스 '엑스칼리버'가 첫 작품이다. 엑스레이가 설치된 전국의 2900여개 동물병원을 집중 타깃으로 삼아 3~4년 내 도입률을 40%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추후 반려동물과 관련된 전체 서비스로 사업 영역 확장도 고려하고 있다. 엑스칼리버가 구독서비스로 출시되는 점을 감안할 때, 기존 통신서비스 중심에서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반려동물 가구로 구독타깃을 넓혀가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017670)은 25일 서울수의임상컨퍼런스에서 AI 기반 수의영상진단 보조서비스인 엑스칼리버를 공개하고, 상용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엑스칼리버는 병원에서 촬영한 반려견의 근골격과 흉부 등 엑스레이 사진을 클라우드에 올리면 AI가 약 30초 내 비정상 소견 여부와 위치정보 등 분석결과를 수의사에게 제공하는 웹기반 서비스다. 이달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국내 제1호 동물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로 허가를 획득했다.
하민용 SK텔레콤 최고사업개발책임자(CDO)는 "국내 10개 수의대학 중 5개 대학과 밀접한 협력으로 2년간 준비해온 서비스"라면서 "현재의 수의(동물)시장은 큰 비중으로 성장하는 것 대비 디지털전환이 뒤처져 왔는데 엑스칼리버를 통해 디지털화와 AI로의 대전환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기자실에서 진행된 엑스칼리버 설명회. 하민용 SK텔레콤 CDO가 왼쪽에서 두 번째에 앉아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2월 강원대, 경북대, 경상국립대, 전북대, 충남대 등 5개 국립대 수의과대학과 함께 업무협약 체결을 비롯해 SKY동물메디컬그룹과 임상시험·필드테스트 진행 계획을 알리며 엑스칼리버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의료기기업 및 동물용 의료기기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기도 했다.
엑스칼리버의 질환탐지율은 분야별로 84~97% 수준에 이른다. 탐지율 80% 이상은 현재 사람이 진행하고 있는 원격진단 판독과 차이가 없는 수준이라는 것이 오이세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의 설명이다. 이는 딥러닝 강화를 통해 AI 성능을 향상시킨 결과다. SK텔레콤은 임상 데이터 사진의 명암과 각도에 변화를 주는 등 다양한 환경을 고려해 데이터를 쌓았다. 데이터를 선별하고 유형별로 분류해 AI 학습을 위한 데이터를 가공하는 레이블링 과정과 데이터 학습 프로세스를 자동화해 고성능 수의 진단 AI 모델을 만들었다. 또 AI 모델 경량화를 통해 사용자가 서비스를 빠르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오이세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이 진료실에서 엑스칼리버를 통해 분석한 반려견의 엑스레이 사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22일 진행된 SK텔레콤 엑스카리버 설명회에서 공개된 분석 리포트. (사진=뉴스토마토)
SK텔레콤은 전국의 4000여개에 달하는 동물병원 가운데 엑스레이가 설치돼 있는 2900여개의 병원을 집중 타깃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연말까지 100여개 병원의 도입을 목표로 가입자 유치에 나선다. 내년에는 전체 시장의 20%, 3~4년 내에는 이 비중을 최소 40%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전국 1100여개의 동물병원으로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얘기다.
특히 엑스칼리버의 시장 안착 이후에는 반려동물과 관련된 서비스 중심으로 사업영역 확대도 고려 중이다. 엑스칼리버는 1개월 무상 사용 후 월 30만원의 구독형 서비스로 출시되는데, 이는 반려동물 전체시장으로 구독모델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구독서비스는 'SKT 2.0' 시대 5대 사업군 중 하나로 꼽힌다. 기존에는 통신서비스 이용자를 중심으로 구독서비스를 넓혀왔지만, 엑스칼리버 상용화를 기점으로 반려동물 가구라는 새 타깃을 구독서비스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반려동물 시장은 급성장 중으로, 5년 내 6조원 규모가 예상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9000억원에서 2020년 3조4000억원으로 5년간 78.9% 성장했다. 2027년이면 약 6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 CDO는 "의료 부문 외에도 미용, 먹이, 운동 등 다양한 반려동물 관련 산업이 펼쳐지고 있고 각각 성장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반려동물 보험 시장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사 서비스가 없는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한다. 하 CDO는 "반려동물이 많은 나라, 지출이 큰 나라, 사회적으로 반려동물에 대한 수용도가 높고 이해도가 높은 나라를 중심으로 고려해 보려 한다"며 "미국, 일본, 호주 시장을 매력적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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