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징금 '폭탄' 맞은 쿠팡…상장 5년 만에 최대 손실
2개 분기 연속 적자…상반기에만 '1조2천억원'
3분기 화재비용 반영…하반기 수익성도 안갯속
2026-08-05 15:16:10 2026-08-05 16:22:59
(그래픽=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대규모 과징금 여파로 2021년 뉴욕증시 상장 이후 최대 분기 적자를 기록하면서 수익성 회복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여기에 지난달 발생한 물류센터 화재에 따른 복구 비용과 물류 운영 차질까지 예고되면서 하반기 실적 개선도 녹록지 않은 상황입니다. 매출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쿠팡이 추진해 온 마진 개선과 신규 사업 확대 전략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5일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분기 연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은 5억5600만달러(약 835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습니다. 이는 2021년 뉴욕증시 상장 이후 분기 기준 최대 손실입니다. 앞서 1분기에도 2억4200만달러(약 354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습니다.
 
순손실도 5억7000만달러(약 8560억원)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순이익에서 적자로 전환됐습니다. 반면 2분기 매출은 88억5600만달러(약 13조3007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외형성장은 이어졌지만, 일회성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습니다.
 
이번 분기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이 꼽힙니다. 쿠팡은 약 4억1000만달러 규모의 과징금이 이번 분기 실적에 일회성 비용으로 반영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쿠팡에 과징금 6246억8100만원과 과태료 1680만원을 부과했습니다.
 
문제는 과징금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지난달 발생한 인천 물류센터 화재에 따른 복구 비용과 재고 폐기 손실, 대체 물류 운영비 등은 하반기 실적에 순차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배송 정상화를 위해 추가 물류비가 투입되는 만큼 당분간 비용 부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인천 물류센터 화재 관련 비용은 3분기 실적에 반영됩니다. 화재보험에 가입돼 보험금을 받더라도 손실액을 모두 보상받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쿠팡Inc는 화재 발생 당시 해당 물류시설에 보관 중이던 자체 재고와 고정자산의 장부가액, 판매자 재고에 대한 지급 의무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화재 손실 규모를 2억4600만달러(약 3500억원)로 추산했습니다.
 
일회성 악재?…마진 회복은 '시험대'
 
업계에서는 쿠팡이 올해 하반기 제시한 고정환율 기준 8~9% 매출 성장 목표는 유지하더라도 수익성 개선 속도는 당초 계획보다 늦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쿠팡은 그동안 쿠팡이츠와 로켓배송, 파페치, 대만 사업 등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사업 비중을 확대하고 운영 효율화를 통해 마진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해 왔습니다. 그러나 대규모 일회성 비용과 예상치 못한 화재 사고가 겹치면서 이 같은 전략에도 부담이 커졌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이탈했던 고객들이 대부분 돌아왔고 고객 지출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쿠팡이츠 등 신사업 역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번 연결 매출은 고정환율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것으로, 1분기 성장률(8%)보다 상승한 수치로 당사가 제시한 가이던스 전망치와 일치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출이 감소한 고객은 일부며,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영향을 받았던 고객 지출도 대부분 회복돼 현재는 사고 이전과 유사한 성장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쿠팡은 최근 인공지능(AI) 기반 물류 고도화와 자동화 설비, 해외 사업 등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며 마진 개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익성 악화가 장기화될 경우 신규 투자 속도를 조절하거나 비용 효율화에 더욱 무게를 둘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쿠팡은 이번 수익성 악화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쿠팡 측은 "물류 처리 능력은 예상 수요를 기반으로 장기간에 걸쳐 구축되는 만큼, 현재 매출이 일시적으로 계획치를 밑돌면서 고정비 부담이 커진 측면이 있다"며 "비용을 줄이는 대신 고객경험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물류 처리 능력 확대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쿠팡은 공급망의 규모의 경제 효과도 일시적으로 둔화됐다고 진단했습니다. 회사 측은 "올해는 물동량 감소로 공급망의 비용 절감 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했지만 내년에는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물류 처리 가동률과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방식은 평상시에는 두 자릿수 매출 성장과 마진 확대를 가능하게 하지만, 예상치 못한 충격이 발생하면 그 영향이 실적에 더 크게 반영되는 구조"라며 "코로나19 당시에도 수요 변화로 일시적인 마진 압박을 받았지만 이후 정상 수준으로 회복한 경험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뉴시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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