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강명구 평화마라토너가 로마까지 400일 간의 대장정 출발지인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했다.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23일까지 한 달여 간의 국내 일정을 마친 강 씨는 로마까지 400일간의 평화달리기를 앞두고 지난 27일(현지시각)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했다.
유라시아 평화달리기, 미주대륙 횡단 등으로 남북 통일과 세계 평화를 외쳐 온 강 씨는 2년 전 뇌경색의 후유증을 딛고 제주도에서 로마까지 1만1000km를 달려 교황에게 판문점 미사를 요청하고자 이번 평화달리기에 나섰다.
강명구 평화마라토너와 장은숙 하노이 한인회 회장과 임원진들이 지난 27일 하노이 한인회 사무실에서 강 씨 일행을 환영하고 있다. (사진=박용준 기자)
이날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는 장은숙 하노이 한인회장을 비롯한 교민 10여명이 마중나와 강 씨 일행의 방문을 환영했다.
장 회장과 하노이 한인회 임직원들은 한인회 사무실에서 간담회를 갖고, 한인타운에서 만찬을 함께하는 등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한인회는 앞으로 두 달여 간 진행될 강 씨의 평화달리기 베트남 구간에 식료품을 지원하고, 등산회를 중심으로 교민들이 일부라도 동행 달리기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장 회장은 “우리나라와 베트남의 역사적인 관계를 볼 때 대장정의 막을 하노이에서 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의미있는 발걸음을 응원하며 400일간 아무 탈없이 건강하게 평화통일의 꿈이 전 세계에 알려지고 큰 물결로 이어지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강 씨도 한인회의 환대에 감사를 표하며 자신의 저서인 ‘유라시아 비단길 아시럽 평화의 길’ 한 질을 한인회 도서관인 ‘참빛도서관’에 기증했다.
강 씨는 “제가 후유증이 있는데 지난 한 달 동안 달리면서 발음도 좋아지고 컨디션이 많이 좋아져 로마까지 달리면 몸이 다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하노이로 출발점을 정한 것은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곳이자 베트남의 영웅 호찌민의 기념관이 있는 곳으로 베트남처럼 분단의 아픔을 극복하려 한다”고 답했다.
28일 베트남 하노이의 사원 팝 반 파고다(Phap Van Pagoda)에서 불교 지도자인인 틱 탱훤(Thick Thank Hwan) 스님과 원불교 한화중 교무와 기독교의 조현정 목사가 강명구 평화마라토너 일행과 함께 평화달리기 무사완주를 기원하고 있다. (사진=박용준 기자)
강 씨는 28일 하노이의 큰 사찰 중 한 곳인 팝 반 파고다(Phap Van Pagoda)를 찾아 불교 지도자인인 틱 탱훤(Thích Thanh Huân) 스님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엔 원불교 한화중 교무와 기독교의 조헌정 목사가 동석해 종교를 초월해 분단 극복과 세계 평화를 얘기했다.
이들은 대화를 마치고 함께 기도를 드리고 명상을 가지면서 내달 1일부터 하노이에서 시작될 평화달리기의 무사 완주를 함께 기원했다.
틱 스님은 “베트남 역시 남과 북으로 나뉘어 가족이 떨어지는 등 분단의 아픔을 잘 알고 있다”며 “평화는 작은 변화에서 시작되는 것으로 앞으로 평화달리기가 무사히 완주할 때까지 매일 세계 평화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강씨는 현지 적응과 예정된 행사일정을 소화한 뒤 다음달 1일부터 베트남 현지에서 평화달리기를 재개한다.
베트남=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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