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급격한 성장세인 2차전지 소재 동박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경쟁 구도가 본격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차전지용 동박의 글로벌 수요는 지난해 26만톤에서 2030년 213만톤 규모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이 26.1%에 이른다.
최근에는
롯데케미칼(011170)이 배터리 소재를 신사업으로 밀고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는 수순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인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케미칼은 미국 배터리 소재 사업 투자기업인 ‘롯데 배터리 머티리얼즈 USA(LBM)’의 주식 100주를 2750억원에 추가 취득하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일진머티리얼즈 지분 인수 등에 필요한 투자재원 확보를 목적으로 한다고 공시했다.
인수 대상은 지분율 53.3%인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사장의 보유 주식이며 액수는 2조5000억원에서 2조7000억원 정도로 전해졌다.
롯데케미칼이 동박에서 후발주자인만큼 SK넥실리스의 강고한 입지를 흔들지 주목된다. IBK투자증권은 SKC의 올 3분기 2차전지소재 부문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5.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중국 고객사향 판매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객사 믹스를 적극적으로 변경했고 동 가격과 환율 등도 실적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향후 긍정 요인으로는 동박 시장 세계 1위 점유율, Top-Tier(탑티어) 고객사들의 증설 확대로 인한 추가 장기공급계약 확보 가능성 존재, 비 중국향 생산 거점 확보 추진 등을 들었다.
11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2차전지용 동박의 글로벌 수요는 지난해 26만톤에서 오는 2030년 213만톤 규모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SK넥실리스의 동박 생산 모습. (사진=SKC)
그룹 차원에서도 동박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은 최근 미국 뉴욕에서 하카인데 히칠레마 잠비아 대통령과 만나 "동박의 원재료를 공급하는 잠비아의 구리 광산은 SK에게는 흥미로운 기회"라고 발언한 바 있다.
양사의 경쟁에서 한국계 동박의 프리미엄화 추세에서 우위를 점하는지 여부가 관건일 것으로 전망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셀 생산 효율 극대화를 위해 동박의 극박화·광폭·장척 요구가 심화되고 있다.
극박화는 동박의 두께가 8㎛에서 6㎛으로 얇아지는 추세, 장척은 동박 롤의 길이가 15~20㎞에 이르는 현상을 의미한다.
또 너비가 650㎜에서 1300㎜로 증가하는 '광폭' 적용이 증가하고 있다. 전극 제조공정의 일부 과정인 코팅에서 노칭 공정까지 생산성 2배 향상이 가능하다. 중국계는 광폭 전극 제조에 기술적 어려움으로 주로 협폭을 사용 중이다.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극박화, 광폭, 장척 모두를 같이 할 수 있는 회사들이 시장에서 크게 리딩할 걸로 생각한다"며 "다행스럽게 한국 SK넥실리스, 일진머티리얼즈 등이 중국 회사에 비해서 아직 캐파(생산능력)는 적지만 이런 쪽에서 굉장히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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