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주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우리나라 경제 회복세가 약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매판매·투자 부진의 완화 추세에 이어 서비스업도 양호한 모습이나 수출 부진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진단이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수출 버팀목의 반도체 여건이 약화된 요인이 크다. 특히 반도체 수요와 제조업 기업 심리가 악화된 데다, 대내외 금리 인상 여파도 경기 하방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KDI는 11일 발간한 '10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가 일부 개선되었으나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 부진으로 경기 회복세가 약해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의 경기 부진이 지속하는 가운데 미국의 통화긴축 기조가 강화되며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된다"고 진단했다.
'경기 회복세 약화' 진단은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이다.
경기 회복세를 제약하는 주요 원인은 수출이다. 9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8% 늘었다. 이는 8월 증가율인 6.6%보다 줄어든 수치다.
미국 수출이 8월 13.6%에서 9월 16.0%로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중국 수출은 8월 5.4% 감소에서 9월 6.5% 감소로 감소세를 지속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5.7% 줄어 감소세를 지속했다. 태풍 수해에 따른 생산 차질로 철강 수출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수출 품목 중 철강을 보면 8월 2.8% 증가에서 9월에는 21.1% 급감했다.
반면, 수입은 여전히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9월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18.6% 늘었다. 이에 따라 9월 무역수지는 37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요가 줄면서 제조업 기업 심리가 악화된 가운데 대내외 금리 인상 여파로 경기 하방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는 게 KDI 측의 분석했다.
제조업 업황 경기실사지수(BSI) 전망은 지난달 82에서 10월 73을 기록했다. BSI는 경기 동향에 대한 기업가들의 판단이나 예측 등을 지수화한 지표로 100 아래면 기업 심리 위축을 의미한다.
이에 반해 서비스업은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서비스업생산은 7.1% 증가했다. 특히 숙박·음식점업은 32.0% 상승했다. 운수·창고업도 13.8% 증가했다.
소매판매와 투자 부진이 완화된 것도 내수 경기 완화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 8월 소매판매는 승용차를 중심으로 전월(-1.9%)보다 2.3% 늘어나는 등 증가세로 돌아섰다.
소비자심리지수는 91.4로 전월 88.8보다 상승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경제전반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수로 100보다 크면 낙관적으로 경기를 전망한다는 뜻이다.
8월 설비투자는 전년 동월 대비 11.8% 증가했다. 7월 2.2%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한 것이다. 8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80만7000명 늘면서 호조세를 지속했다.
KDI는 11일 발간한 '10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가 일부 개선되었으나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 부진으로 경기 회복세가 약해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사진은 부산항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현주 기자 k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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