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7일(월) 토마토Pick은 카카오 사태가 남긴 숙제를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주말동안 국내에서는 방탄소년단 공연, 석방 하루 앞두고 다시 구속된 김근식, 정치권의 저질 색깔론 공방이 있었고, 해외에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영국, 중국, 이란 등에서도 중요한 뉴스가 많았는데요. 산만하게 흩어져있는 뉴스를 최대한 이슈 흐름에 따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묶어서 정리해보겠습니다.
카카오 사태의 시작
15일(토) 오후 3시 19분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판교 캠퍼스 A동 지하 3층에서 불이 났습니다. 화재 진압을 위해 불이 난지 3분 만인 3시 22분에 메인 서버 전원이 차단됐습니다. 불이 난 건물은 지상 6층에 지하 4층 규모(연면적 6만7000여㎡)로 네이버, 카카오, SK통신사가 데이터를 관리하는 업무 시설입니다. 화재로 카카오의 서버 3만2000대가 정지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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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왜 빨리 복구했나?
사태 초기 네이버도 검색, 뉴스, 쇼핑, 카페, 블로그, 시리즈온, 오픈톡, 스마트스토어센터 등의 서비스에 장애가 생겼습니다. 그러나 네이버는 카카오 서비스가 전면 불통된 상황에서 화재 발생 세 시간이 지나서부터 하나씩 서비스가 정상화되기 시작했는데요.
☞관련기사 신속한 복구 덕분에 네이버 NOW.(나우)는 BTS 콘서트를 안정적으로 생중계했습니다. 시청자 수는 650만명이며, 총 재생수는 1300만회에 이르렀고, 최대 동시접속자 수가 100만명이었음에도 별다른 접속 오류가 없었습니다.
☞관련기사 전문가들은 가장 근본적인 차이로 네이버와 카카오의 ‘이원화 역량’과 ‘데이터센터 투자’의 차이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다음 내용은 IT전문지인 <블로터닷넷>을 인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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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이원화 : 데이터를 물리적으로 떨어진 2개 이상의 데이터센터에 저장하고 데이터센터 안에서도 파일이나 전원 공급장치도 이중화하는 조치를 의미합니다.
-카카오 : 화재가 난 판교가 메인 센터.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중
-네이버 : 강원도 춘천에 자체 데이터센터 보유, 판교는 보조 센터
-카카오와 네이버의 매출액과 설비투자 금액 비교
-2021년 매출(연결기준) : 네이버 6조8176억원, 카카오 6조1367억원
-최근 3년간 설비투자 총액 : 네이버 1조8609억원, 카카오 7285억원
소 잃고 외양간도 안고친 카카오
카카오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10년 전 카카오는 서버를 LG CNS의 가산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두고 있었는데요. 이 때도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서버가 다운돼 서비스 장애를 일으킨 바 있습니다. 이 당시에도 이미 카카오같은 인터넷 대기업은 여러 IDC에 시스템을 분산 운영해 '불통' 사태를 방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습니다. 그런데 앞서 소개해드렸듯이 회사는 돈을 잘 벌어서 문어발 확장을 하면서 설비투자는 찔끔찔끔하다가 이런 사태가 터진 겁니다. 카카오 관계자가 “화재를 예상 못했다”고 하는데, 아이고… 재난의 기본은 ‘불과 물’ 아닌가요? 매를 벌어요 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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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왜 사과를?
"서비스 장애로 국민 여러분께 큰 불편을 드리게 된 데 대해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드립니다." 이종호 과학기술부 장관이 화재 현장을 방문해서 한 말입니다. 일반 기업에서 벌어진 사고에 대해 정부가 사과를 했는데요. 정부가 규제에 나서겠다는 선언으로 들립니다. 이게 아니면 사기업이 사고를 쳤는데 정부가 사과할 이유가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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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법 부활하나
사고 현장에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이 출동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넷플릭스규제법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야당 간사인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이중화 조치를 비롯해 재난 상황에 대비해서 준비해야 할 지점 등에 대한 제도적 준비는 지난 20대 국회 때 법안(넷플릭스법)이 제출 됐었다"며 "그 법안이 상임위는 통과됐는데 법사위에서 업계의 부담이 크다고 통과가 안됐다. 만약 이 법안이 그때 통과됐다면 훨씬 더 확실한 사전 조치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와 국회가 의기투합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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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먹통에 안보 리스크?
카톡 이용자가 많으니 관공서와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카톡을 이용하는 행정이 많아졌는데요. 무조건 나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행정부가 카톡의 독점적 지위를 사실상 인정하고 있는 행태에 문제는 없는지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요? 카톡 외에도 수많은 메신저가 있습니다. 그 메신저들과의 형평성 문제는 어떻게 하나요? 시장경제의 중요한 조건 중 하나가 독과점 방지인데 카톡으로 행정업무를 하는 관공서는 카톡의 독점적 지위를 인정해주는 셈이거든요.
☞관련기사 더구나 대통령실에서 “유사시 국가안보에도 치명적”이라고 했는데요. 사기업 서비스 불통으로 국가안보에 문제가 생기면 아주 이상한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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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향후 대책은?
카카오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킨다고 하는데요. 원인 조사 소위, 재난 대책 소위, 보상 대책 소위 등 3개 분과로 구성해 대책을 마련한다고 합니다. 보상 대책 소위는 이번 장애로 피해를 경험한 이용자와 파트너 등 모든 이해 관계자들에 대한 보상 정책을 수립한다고 하는데요 보통 일이 아닐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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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 책임은?
카카오뱅크에서 이체가 안되고, 업비트 거래 못하고, 카카오택시 기사님들 콜 못받아서 일 못하고… 다양한 손해가 발생했습니다. 카카오 비대위에서 피해 접수를 받아서 보상을 한다고 하는데 소송이 불가피한 사안이 많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일상에 변화가 올까?
카톡 불통으로 네이버 라인, 티맵 등 경쟁사 앱들이 빛을 봤는데요. 이게 과연 얼마나 갈지… 한 때 개인정보 털린다고 카톡 이탈해서 텔레그램으로 망명가던 때가 있었는데 잠깐 그러다 말았거든요. 카톡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으면 떠나고 싶어도 못떠나는거죠. 같이 떠나면 몰라도…
☞관련기사 어떤 분들은 카톡 없이 살아보니 좋았다면서 메신저가 없던 시대로 돌아가면 좋겠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관련기사
걱정되는 카카오 주가
지난주에 카카오 계열 주가를 소개해드리면서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는 표현을 했는데요. 카카오는 어디까지 추락할까요? 큰 걱정입니다. 주식 보유하신 분들 힘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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