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카카오 먹통'에 "입법조치로 이중화…피해자 구제 촉구"(종합)
"국회 입법 이전 정부 행정조치 통해 이중화 조치 추진"
소방당국에 충전시설 화재 TF 신설…"대책 마련 요청"
2022-10-19 13:18:00 2022-10-19 13:18:00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사진)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당정은 19일 '카카오 먹통 사태' 관련해 카카오·네이버 등 부가통신사업자의 데이터 이중화(서버 분산) 입법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또 충전시설 화재 대책 마련을 위해 소방방재청에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요청하고, 소비자 피해구제를 중점으로 피해보상 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관련 당정협의회'를 열고 재발 방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앞서 지난 15일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 페이, 카카오 택시 등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가 먹통이 돼 전국민이 피해와 혼란을 겪은 바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당정 협의회를 마친 뒤 "카카오 화재로 인해 국민이 굉장히 불편을 겪고 있다"며 "상당 부분 복구됐지만 아직도 미흡한 부분이 있다. 빠르게 복구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도 촉구했고, 도울 일이 있으면 적극 돕겠다"고 했다.
 
성 의장은 특히 "부가통신사업자에 대해선 현재 '이중화'가 안돼서 '이중화'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의견"이라며 부가통신사업자에 데이터 전산 이중화 의무 부과 방침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국회에서 입법적으로 지원하겠지만 정부에서도 입법 이전에 현장을 점검하고 이중화가 안 돼 있는 곳은 행정권고를 통해 이중화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박성중·최승재 의원이 주요 통신사에 집중된 기존 재난관리 대책을 부가통신사업자로 확대하고 서버, 저장장치, 네트워크를 이중화·이원화하는 등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상태다. 성 의장은 재발방지 차원에서 해당 법안 통과시점 관련해 "워낙 큰 사건이라 올 연말 이전에라도 할 수 있으면 여야가 협의를 해서 우선적 법안으로 (처리하도록)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성 의장은 "피해 규모가 크고 광범위한 만큼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민간기업이 일어난 일이라 저희가 적극적으로 법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카카오 측이 먼저 피해 구제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동시에 정부 측에도 "방송통신위원회에도 온라인 피해신고 센터가 있는데, 여기를 통해서도 피해 접수를 받는 등 정부에서도 나서달라"고 했다. 성 의장은 "카카오 서비스별로 이용약관을 분석하고 제도적 정비를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제도적 정비도 하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또한 이번 화재 원인이 리튬 배터리에 의한 에너지 저장장치에 있는 만큼, 성 의장은 소방방재청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책을 준비하도록 요청했다. 그는 "소방방재청이 TF를 구성해 에너지 저장장치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배터리에 대한 건물의 설계 등 TF서 화재 진압과 건물구조 설계 대한 것까지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주말 카카오의 '먹통' 사태 등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통실사진기자단)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7일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카카오 사태와 관련해 "민간기업에서 운영하는 망이지만 사실상 국민들 입장에서는 국가 기간통신망과 다름없다"고 규정했다. 카카오톡이 '국민 메신저'로 불릴 만큼 파급력이 큰 것을 간주해 기간통신망 수준으로 보고, 이에 따른 통제장치가 필요하다는 뜻이었다.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 문제도 제기됐다. 
 
같은 날 저녁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윤 대통령의 언급과 관련해 "철저한 원인 분석과 함께 사실상의 국가 기간통신망이 이윤을 사유화하고 비용을 사회화하는 일이 없도록 민관 차원의 재점검을 당부한 것"으로 해석했다. 그는 "경제가 안보이고 안보가 경제인 시대, 기업의 당연한 책무가 방기되면 국가 안보 리스크로 번지게 된다"며 "독과점 플랫폼 기업이 '시스템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체계가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국회에서도 여야가 한 목소리로 대응책 마련을 강조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7일 전체회의를 통해 24일 종합감사에 부를 증인 6명을 확정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전 의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박성하 SK C&C 대표이사,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등이 총망라됐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8일 국정감사에서 '카카오 먹통 사태'에 대한 과기부의 책임과 대책을 묻는 위원들의 질의와 질타가 이어지자 사과했다. 

이 여파로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는 19일 책임을 통감하고 수장 자리에 오른 지 7개월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남궁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어느 때보다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며 쇄신과 변화 의지를 다지고자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번 사태를 끝까지 책임지고자 비상대책위 재난대책소위를 맡아 부족한 부분과 필요한 부분을 세우는 데만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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