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고등학교 동창인 넥슨 창업자 고 김정주 NXC 이사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에 대해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진경준 전 검사장이 법무부 징계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으나 2심에서도 패소했다. 진 전 검사장이 형사재판에서 뇌물 혐의에 대해 무죄를 확정 받았지만, 법무부 징계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법원이 재차 인정한 것이다.
서울고법 행정9-2부(재판장 김승주)는 20일 진 전 검사장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징계부가금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진 전 검사장)의 항소를 기각한다"라며 "항소비용도 원고가 부담하라"라고 판결했다.
진 전 검사장은 2005년 고 김정주 이사로부터 넥슨 비상장 주식을 매입할 대금 4억2500만원을 받아 넥슨 주식 1만주를 사는 등 뇌물수수 혐의로 2016년 기소됐다. 진 전 검사장은 해당 주식으로 120억원대 차익을 챙겼다는 의혹도 받았다. 김 전 회장으로부터 고급 승용차를 제공받고 대한항공이 자신의 처남 회사 청소용역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도록 한 혐의도 받았다.
기소 직후 법무부는 2016년 8월 검사징계법에 따라 진 전 검사장을 해임하고, 진 전 검사장이 받은 여행경비 명목 203만원에 대해 법정 최고한도인 5배를 적용한 1015만원의 징계부가금을 부과했다.
1심은 진 전 검사장이 김 대표로부터 공짜 주식과 차량 등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직무 관련 대가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그의 처남 회사가 대한항공과 용역계약을 할 수 있도록 한 혐의 등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2심은 진 전 검사장이 주식을 사는 데 쓴 4억2500만원 등을 김 대표로부터 지원받은 혐의를 인정해 징역 7년으로 형을 높이고, 벌금 6억, 추징금 5억여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17년 12월 진 전 검사장의 차량 및 여행경비 등 뇌물 수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주식을 받은 것 역시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파기환송 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도 대법원 판단대로 뇌물 수수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진 검사장이 처남 업체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 등은 유죄로 판단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뇌물 혐의가 무죄로 확정되자 진 전 검사장은 자신에게 부과된 징계부가금을 취소해달라고 2021년 3월 행정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1심 재판부는 “징계벌과 형사벌은 그 기초와 목적, 내용, 대상이 서로 달라 판단을 달리할 수 있는 것”이라며 “무죄 판결을 받았더라도 징계 사유를 인정하는 데 영향이 없다”며 징계부가금 부과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진경준 전 검사장, (사진=연합뉴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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