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금리 인상은 기정사실…주택 시장 경착륙 대비해야
2022-10-26 06:00:00 2022-10-26 06:00:00
"결국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죠. 우리 경제가 미국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보니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를 계속 올릴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파장은 곧 국내 주택 시장으로 고스란히 이어집니다. 어찌 보면 금리 인상 문제는 당연시하고, 시장 충격을 완화할 방안에 대해 근본적으로 재점검할 때에요."
 
최근 우리 부동산 시장 침체를 두고 우려한 한 업계 전문가의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부동산 시장은 기입주 단지, 분양 아파트, 수익형 부동산 등 가릴 것 없이 거래 절벽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5월 대통령 선거 전후만 해도 윤석열 정부의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에 일시적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내 수요층의 관망세가 두드러지며 하반기부터는 시장 침체가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사태는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에 기인한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계속 관측치를 웃돌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속적으로 긴축 통화 흐름을 가져가는 것이 결정적 원인이다. 미 연준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한은 입장에서는 미국 정도는 아니더라도 이에 버금가는 수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어서다. 미국 내 물가 불안이 먼 나라 경제축의 일부인 부동산 시장까지 뒤흔드는 셈이다.
 
본격적인 국내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공교롭게도 한은이 사상 최초로 '빅 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시점인 지난 7월과 맞물린다. 빅 스텝이 시장에 미치는 상징성이 워낙 크고, 이에 따른 취약 차주의 부담감이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부동산 시장은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아울러 지난 문재인 정권 당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유동성 확대와 거듭된 시세 급등에 따른 피로감 확산 누적 등 문제는 현 주택 시장에 후유증으로 다가오고 있다.
 
가파른 금리 인상 흐름은 주택 시장 전반에 걸쳐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금리 인상은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지고,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없다면 수요층은 더 이상 매수에 나서지 않게 된다. 변동금리 대출을 받았던 계층이라면 고통이 그만큼 가중된다.
 
미국 내에서는 아직 인플레이션 정점이 멀었다는 의견과 함께 내달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버금가는 금리 인상 단행이 예고된 상태다. 우리나라 역시 물가와 환율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어 내달 금리 인상은 유력시되는 상황이며, 경우에 따라 빅 스텝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문제는 이 같은 주택 시장 침체 흐름이 미국의 높은 금리 인상 기조와 함께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당국이 이를 탓할 수는 없다. 고강도 통화 정책을 전개해야 하는 상황은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계절적 비수기 진입,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사태 등 최근 들어 국내에서 비롯된 악재까지 더해지며 매수심리 자체가 빠르게 위축되는 점도 시장에 치명타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거래 경색과 가격 급락은 결국 우리 경제의 침체를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대다수 국민들의 총자산 중 부동산 자산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당국이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 흐름을 기정사실화하고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을 막을 수 있는 범정부 차원의 가이드 마련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충범 건설부동산부팀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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