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개량 백신' 첫 예약 2만명에 그쳐…"백신 수용성, 굉장히 떨어질 것"
미국·영국도 18세 이상 접종, EU는 12세 이상
28일 0시 기준 개량 백신 접종률 1.6% 불과
"백신 선택권 늘어났다는 의미…수용성은 크지 않아"
2022-10-28 10:33:15 2022-10-28 10:33:15
[뉴스토마토 김현주 기자] 지난해 2월 26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후 지금까지 1·2차 백신 접종률이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접종 차수가 높아질수록 백신 접종률은 떨어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1·2차 때와 달리 3차 백신 접종률은 65% 수준 머물러 있다. 4차 백신 접종률은 14.7%에 불과하다. 
 
특히 7차 재유행 가능성을 우려해 방역당국이 18세 이상으로 대상을 넓힌 '동절기 개량 백신'의 추가 접종률도 미지수다.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지만 백신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19 동절기 개량 백신 접종 대상을 18세 이상으로 확대한 첫 날 18~59세 사전예약자는 2만5123명에 그쳤다. 같은 기간 60세 이상에서 동절기 백신 예약자가 7만9214명인 것과 비교하면 낮은 상황이다. 
 
7월 초에 시작한 코로나19 6차 대유행이 8월 중순 정점을 찍고 완화 추세를 보이다, 최근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확진자 1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나타내는 감염병재생산지수는 9주 만에 1을 넘어서는 등 2주 연속 1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오미크론 변이 BQ.1.1가 유행하는 미국과 XBB 재조합 변이가 급증하는 싱가포르 등 해외발 감염 우려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해외발 감염 우려와 겨울철 실내 활동 증가로 인한 유행 우려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립보건연구원의 코로나19 항체양성률 결과를 보면, 우리 국민의 항체양성률은 97%로 나타났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으로 인한 면역은 4개월 정도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 감염으로 인한 면역력 유지 기간도 6개월 정도에 불과하다.
 
즉, 3~4월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상반기에 감염됐거나 이미 백신 접종을 한 사람의 면역력이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도록 개발된 코로나19 2가 백신을 통해 겨울철 재유행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동절기 추가 접종에서 활용되는 백신은 2가 백신이다. 초기에 유행하던 코로나19 바이러스뿐 아니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인 BA.1, BA.4, BA.5에도 효과가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호주, 캐나다 등에서 코로나19 개량 백신을 접종에 활용하고 있다. 이들 나라 중에서 일본과 호주, 캐나다는 18세 이상이 접종 대상이다. 미국과 영국은 18세 이상은 모더나, 12세 이상은 화이자 백신을 맞도록 하고 있다. EU는 12세 이상이 개량 백신 접종 대상이다.
 
하지만 백신 접종 수요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동절기 백신 접종이 시작한 지난 11일부터 28일까지 동절기 추가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83만5927명이다. 전체 인구의 1.6%에 불과하다. 
 
18세 이상으로 동절기 추가 접종을 확대한 첫날에도 사전예약을 한 18~59세 인구는 2만5123명에 그치고 있다.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의 방어막이 절실하지만 백신 피해보상 등 백신 정책의 신뢰도에 대한 불신이 큰 요인이다.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이 공개한 누적 이상반응 신고 건수는 전체 예방접종 건수(1억2949만1039건)의 0.37% 수준이다. 중증·사망 등 중대 이상사례가 1만9230건에 달하고 있지만 피해보상 신청 사례 1920건 중 보상 사례는 152건(7.9%)에 불과하다.
 
천은미 이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코로나19가 오미크론 변이가 되면서 약독화가 됐다. 건강한 젊은 사람들은 가볍게 지나가고 고령층조차 가볍게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며 "다들 한 번씩 걸리면서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이 줄었는데 굳이 백신을 더 맞아서 (백신) 부작용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자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 자율적으로 백신을 한 번 더 맞을 수 있는 선택권이 생겼다는 의미가 있다"면서도 "다만 수용성은 굉장히 떨어질 것"이라고 봤다.
 
이어 "이미 국민의 절반이 확진됐고 숨은 감염자까지 포함하면 더 많다. 3차 접종 완료한 사람도 65%정도니까 정상적인 면역을 가진 사람들이 코로나19 동절기 추가 접종으로 취할 수 있는 이득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19 동절기 개량 백신 접종 대상을 18세 이상으로 확대한 첫 날 18~59세 사전예약자는 2만5123명에 그쳤다. 사진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안내문이 붙어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현주 기자 kkhj@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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