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곡물 협정 참여 중단을 선언한 러시아가 협정에 복귀한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탈퇴 가능성을 열어뒀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우크라이나로부터 흑해 항로 비무장화에 대한 보장을 받았다"라며 "이에 따라 협정 이행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협정 이행을 총괄하는 공동조정센터(JCC)에 보낸 서면 보증에서 "인도주의적 항로가 흑해 곡물 협정과 JCC 규정을 엄격히 준수하는 가운데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전 협정에서 유엔과 중재를 맡았던 튀르키예(터키)도 이날 우크라이나 항만에서 곡물 선적과 출항이 재개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이후 TV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가 보장을 어긴다면 우리는 협정을 탈퇴할 수 있으며, 그럴 권한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빈국을 위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노력과 중립성을 고려해 우크라이나에서 튀르키예로 향하는 곡물 운송은 막지 않겠다"라며 "튀르키예와는 어떤 경우에도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부 차관도 협정 시한(11월 18일) 이후 연장 여부에 대해서는 "연장 여부는 협정 복귀와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모든 부분에서 협정의 이행 상황을 고려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렉산드르 쿠브라코우 우크라이나 인프라부 장관은 이번 협정 복귀를 위해 노력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에르도안 대통령에 감사를 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지난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 협정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해당 협정은 이번 달까지 유지될 예정이었으나, 러시아가 이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당시 러시아는 협정 파기 결정을 두고 우크라이나군이 자국 흑해함대를 공격한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에 서방은 푸틴 대통령의 의도적인 '식량 무기화' 계획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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