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국내 디스플레이업체들이 LCD, OLED를 넘어 차세대 기술인 마이크로LED까지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마이크로LED는 머리카락 두께보다 얇은 10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초소형 LED 소자를 사용한 디스플레이다.
기존 LCD TV에 달린 백라이트나 컬러 필터 없이도 스스로 빛과 색을 내는 '자발광'인 점은 OLED와 유사하다. 다만 OLED는 유기물 기반이기 때문에 번인(잔상) 현상이 발생하지만 마이크로LED는 무기물에 기반해 번인이 없다. 패널을 모듈 형태로 조립하는 형태로 초대형화도 손쉽다는 평가다. 다만 1억원대를 호가하는 가격은 해결과제로 꼽힌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066570)는 다음달 중 136인치 가정용 마이크로 LED TV인 'LG 매그니트'를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9월 초 국립전파연구원 전파시험인증센터로부터 적합성평가 인증 등록을 완료했다. LG전자 관계자는 "12월부터 마이크로 LED TV를 북미 등 해외 시장과 국내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식 출시 전 'ISE 2022'에 전시된 136형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LG 매그니트(MAGNIT). (사진=LG전자)
LG전자는 최근 마이크로LED 산업협회에도 가입했다. 마이크로LED 산업협회는 지난 7월 공식 출범한 조직으로 3개월여 만에 약 24개 회원사를 확보하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LG전자 외에도 엔노스타, 에피스타, 렉스타, 옌리치 등 글로벌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005930)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0형 제품을 내놓은 데 이어 89형, 101형 제품 출시를 위한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모델명은 'MNA89MS1B', 'MNA101MS1B'로 각각 지난 5월과 8월 전파인증을 통과했다.
삼성전자는 10월 27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존 최고 기술의 집약체인 마이크로LED 판매를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초대형 98인치 프리미엄 TV와 함께 초고가 신규 시장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안팎에서는 마이크로LED 시장의 잠재력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분위기다. 다만 높은 가격은 대중화에 걸림돌이라는 지적이다. 일례로 지난해 삼성전자가 출시한 110형 마이크로 LED TV 가격은 1억7000만원에 달한다. 따라서 국내외 연구진은 공정 기술 개선을 통한 원가 절감에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광기술원은 최근 마이크로 LED 실장 공정의 기술적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팬아웃 방식의 마이크로 LED 기술을 개발했다. 팬아웃 기술은 10마이크로미터 이하 칩 크기에도 적용 가능할 뿐만 아니라 재배열된 전극을 통해 인쇄회로기판 또는 박막트랜지스터의 전극과 접속할 수 있어 기존의 실장 공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여러가지 기술적 난제를 해결했다는 평가다.
정탁 한국광기술원 마이크로LED디스플레이연구센터 박사는 "이번 기술 개발로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의 빠른 상용화를 위한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됐다"며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칩들을 대량으로 실장 공정이 가능한 이 기술은 차세대 마이크로 LED 기술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등의 난제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LED는 차세대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스틱스MRC는 2020년 세계 마이크로 LED 시장 규모를 4억900만 달러(약 6000억원)로 평가했으며 2028년 619억4774만 달러(약 84조5000억원)까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랑스 시장조사기관인 욜디벨롭먼트도 2025년까지 OLED의 대부분 시장은 마이크로LED로 90% 이상 대체될 예정이며 시장도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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