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이태원 압사 참사' 책임이 현장 경찰관에게만 집중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경찰청이 "책임을 일선 경찰에게 돌린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14일 서면으로 진행된 정례 기자간담회를 통해 "진상 규명은 상황보고ㆍ전파ㆍ지휘 등 일체의 조치를 포괄해 상하급 기관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진행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내부에서는 참사 당시 현장에서 사고를 수습한 일선 경찰관들에게 비판의 화살이 집중되고 있고, 경찰청장조차 일선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지휘부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책임 질 것인지, 질문이 나오자 윤 청장은 "경찰청 특별수사본부의 수사가 진행중인 만큼, 진상을 분명하게 규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참사 당일 서울 지역에 집회와 핼러윈 축제 등으로 치안 수요가 있었지만, 충북 제천으로 내려간 것과 관련해서는 "당시 휴일을 맞아 그간 산적한 현안과 국정감사 등으로 미뤄온 개인 일정을 위햐 충북지역에 방문했다"며 "여러 상황을 고려해 관할 책임자인 서울청장 차원에서 충분한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 판단했다"고 했다.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윤 청장은 휴일을 맞아 충북 제천을 방문해 지인들과 등산한 뒤 캠핑장에서 잠이 들었다. 잠이든 탓에 윤 청장은 경찰청 상황담당관의 문자메시지·전화 보고를 놓쳤다. 이후 다음 날인 30일 오전 0시14분에 보고를 받고 상황을 인지했다.
숙박한 해당 제천 캠핑장에 그의 이름으로 된 예약 명단이 없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묻자 청장은 "사고 당일 행적은 이미 시간대별로 숨김없이 공개했고,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특수본에서 경찰청장실과 휴대폰도 압수수색한 만큼 명명백백히 밝혀질 것"이라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보고체계가 무너져 현장 대응에 미흡했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사고 직후 보고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주요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 방안 마련에 노력하고 있다"며 "지난 9일 구성된 '경찰 대혁신 태스크 포스(TF)'에서 외부 전문가와 전직 경찰관을 통한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조속한 시일 내 종합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경찰 대혁신 TF의 위원장은 이창원 한성대 총장과 조현배 전 해경청장이 공동위원장을 맡기로 했다"며 "조만간 회의를 열고 정식 위촉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통령실 용산 이전에 따라 경찰 경비부대의 업무 과부하가 나타나 부실 대응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며 "경찰은 올해뿐 아니라 과거에도 성폭력·불법촬영 등 단속과 범죄예방, 교통소통에 중점을 두고 현장에 대응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년 핼러윈 축제 기간 중 다수인원 운집에 따른 혼잡 상황과 인파 관리를 위해 기동대를 배치한 정례가 없다"며 "용산서 자체 경찰력으로만 대비해 왔다"고 반박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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