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25일 북한 조선중앙TV가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의 명령, 지도 아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7형을 시험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북한이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불과 보름 만에 ICBM을 다시 쏘아 올렸다. 전날 탄도미사일에 이어 이틀 연속, 특히 ICBM으로 도발 수위를 높인 것은 한미일 3국이 대북 확장억제력을 강화하기로 한 데 따른 반발 차원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미 간 대북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방안을 적극 이행할 것과 유엔 안보리 대응을 포함한 강력한 대북 규탄과 제재 추진을 지시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오전 10시15분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 장거리 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1000km, 고도 약 6100km, 속도 약 마하 22로 탐지했다. 세부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에 있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소집, 합참으로부터 상황 보고를 받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한-스페인 정상회담을 마치고 공동언론발표 직전 임석해 관련 사항을 보고받고 대응 방안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고, 한미 간 합의한 대북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방안을 적극 이행할 것과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화해 나가라"고 했다. 또 "미국 및 국제사회와 함께 유엔 안보리 대응을 포함한 강력한 대북 규탄과 제재를 추진하라"고 했다.
김승겸 합참의장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라캐머라 연합사령관과 한미 간 공조회의를 통해 상황을 긴밀히 공유했다. 이어 북한의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도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을 재확인했다. 합참은 "이번 북한의 ICBM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이자 심각한 위협 행위이며,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이에 대해 엄중 경고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하여 한미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진행됐다. 북한이 연이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은 한미일의 대북 확장억제 강화 전략에 강대강으로 맞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미일 정상은 지난 13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통해 "대북 확장억제 강화를 위해 협력할 것"이라며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 북한 미사일 정보의 실시간 공유 등 대북 군사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북한은 전날 최선희 외무상 담화를 통해 한미일 3국의 대북 확장억제 강화 움직임에 맞선 추가 도발을 시사했다. 최 외무상은 "미국이 '확장억제력 제공 강화'에 집념하면 할수록,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에서 도발적이며 허세적인 군사적 활동들을 강화하면 할수록 그에 정비례하여 우리의 군사적 대응은 더욱 맹렬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의 ICBM 발사는 올해 들어 8번째다. 지난 3일 북한은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ICBM을 발사했다. 당시 ICBM은 2단 분리까지는 성공했지만 이후 정상 비행을 하지 못해 동해상에 추락한 것으로 관측됐다. 이번 ICBM 발사는 지난번 실패를 만회하기 차원의 포석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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