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진상 당 대표실 정책조정실장이 구속 후 첫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정 실장의 구속 기간 동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의 사건과 이 대표의 연관성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장동 사건 관련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는 21일 풀려난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이날 정 실장을 약 4시간 동안 조사했다. 검찰은 정 실장 소환 조사 이후 하루 만인 지난 16일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19일 새벽 법원이 '증거 인멸 및 도망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조사에서는 구속영장에 적시된 정 실장의 혐의와 관련한 기본적인 사실 관계 확인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 실장 측 변호인은 조사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나 "짧은 시간이니 기본적인 사항들에 대해 확인하고 다음에 조사하는 것으로 해서 일단 넘어갔다"며 "다음 조사 일정은 문자메시지로 저희한테 통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정 실장이 성남시 정책보좌관과 경기도 정책실장으로 재직한 2013년 2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 추진 등에 대한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6회에 걸쳐 1억4000만원을 받았다고 보고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또한 그가 유 전 본부장·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함께 2015년 2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천화동인 1호 지분 49%의 절반인 24.5%, 액수로는 약 428억 원을 나눠 갖기로 약속받았다고 보고 부정처사 후 수뢰에 대한 혐의도 적용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정 실장은 2013년 7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성남도시개발공사 관련 직무상 비밀을 흘려 남 변호사 등 민간업자들이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의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하고, 호반건설이 시공을 맡아 개발 수익 210억 원을 챙길 수 있도록 한 혐의(부패방지법 위반) 역시 받고 있다. 지난해 9월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 유 전 본부장에게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버리라고 지시해 증거 인멸을 교사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정 실장에 대한 구속 수사 최장 기한인 다음 달 8일까지 정 실장의 범행 과정에 이 대표가 직·간접적으로 관여 또는 인지했는지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 실장은 검찰이 제기하는 혐의에 대해 완강히 부인하고 있어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정 실장 측은 구속적부심 청구에 대한 논의도 진행할 예정이다. 정 실장 측 변호인은 '구속적부심을 청구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고 충분히 판단해서 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아울러 대장동 사건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인 남 변호사가 21일 중 구속기한 만료로 풀려나면서 그에게서 어떤 발언이 나올지 주목된다. 남 변호사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이 대표 최측근들의 불법 자금 수수 의혹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진술했다. 정 실장·김 부원장·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사업 지분 24.5%를 받기로 화천대유 대주주 김 씨와 약속했다는 검찰의 판단 역시 남 변호사의 진술에 기초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는 24일 자정에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 회장도 구속기한이 만료됨에 따라 25일 중 풀려난다.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실 정책조정실장이 구속 후 첫 검찰 조사를 받았다. 사진은 지난 18일 정 실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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