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주 기자] '수원 세 모녀'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정부가 질병, 채무 등 위기정보 입수를 강화한다. 위기상황 조기 포착을 위한 발굴 시스템도 개인 단위에서 세대 단위로 분석한다.
의료사회복지사 등 민간 인력을 활용하고 집배원, 이웃이 위급상황을 신속하게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춘다. 복지담당공무원의 초기상담을 통한 긴급복지를 지원하는 등 복지 사각지대 발굴에 따른 지원도 강화한다.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는 24일 이 같은 내용의 '복지 사각지대 발굴·지원 체계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개선대책을 보면 정확한 위기가구 발굴을 위해 입수하는 위기정보를 44종으로 확대한다. 본래 단전·단수·건강보험료 체납 등 18개 기관 34종이던 위기정보는 '수원 세 모녀' 사건을 계기로 올해 11월부터 39종으로 늘었다.
이를 내년 하반기까지 44종으로 확대한다. 위기가구 발굴 정확도 제고를 위한 발굴모형을 고도화하고 지자체의 복지인력 운용을 개선한다.
정태길 복지부 복지정보기획과장은 "정보는 시스템을 통해 가져와야 하기 때문에 각 시스템을 연계해야 하고 프로그램도 개발해야 한다. 정보 수집을 위한 법적인 근거도 필요하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 시행 시점을 내년 하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의료사회복지사 등 민간인력을 활용하고 집배원, 이웃과 같은 지역 기반의 위기가구 발굴 활동도 지원한다. 누구나 쉽게 본인과 이웃의 위기상황을 알리고 신고할 수 있는 전국민 복지위기 알림·신고 체계도 신설한다.
주민등록 사실조사 때에도 복지 위기가구에 대한 발굴을 병행한다. 시급한 경우에는 경찰과 소방의 협조를 통해 신속히 강제 개문을 할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마련한다. 행정안전부와 통신사가 보유한 연락처 등을 통해 정보연계도 강화한다.
오진희 복지부 지역복지과장은 "현장에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도움이 필요한 분들의 경우 정보가 없다보니까 찾아가도 문을 안열어주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는 24일 '복지 사각지대 발굴·지원 체계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복지멤버십에 전국민이 가입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안내 대상 복지서비스도 확대한다. 2023년 기준중위소득 최고수준을 4인가구 기준 5.47%로 인상하고 생계급여 선정기준도 기준중위소득의 35%를 목표로 단계적 상향을 추진해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보장성을 강화한다.
발굴 후 지원을 위해서는 공공과 민간자원의 연계를 강화한다. 어디서나 긴급복지를 받을 수 있도록 주민등록지 외에 실거주지의 시·군·구청에서도 긴급복지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침을 개정한다.
앞서 '수원 세 모녀' 역시 주민등록상 주소지와 실제 사는 곳이 달라 복지제도에서 소외돼 왔다.
통합사례관리 후 공적급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 자원 연계를 강화한다. 경제적인 문제를 가진 자살 위험군을 대상으로 정신건강과 금융지원 사이의 연계를 추진한다. 취약계층 근로능력평가를 간소화하고 극빈곤층은 자활근로에 우선 배치한다.
새로운 복지 사각지대 발굴을 위한 방안도 추진한다. 위기가구 고독사 예방·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보호가 끝나기 전과 후로 자립지원을 강화한다.
가족돌봄청년, 고립·은둔청년 등 사회 변화에 따라 새롭게 등장한 유형의 취약청년에 대한 발굴·지원체계를 마련한다. 사족돌봄청년에 대해서는 맞춤형 사회서비스 제공 시범사업을 내년부터 실시한다.
명확한 정의가 없어 규모 파악도 공식적으로 이뤄진 적 없는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정의를 개발하고 실태조사에 나선다. 내년부터 지원모형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수완 복지부 청년정책팀장은 "아직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국가적인 공식적 통계는 없다. 다만 학계에서 고립 청년과 은둔 청년 범주는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립 청년은 사회적 관계가 부재하고 외출이 적고 이런 지표들이 있고 은둔 청년은 이에 더해 경제적 관계가 없고 일정 기간 방에서 나오지 않는 청년들"이라고 말했다.
청년 지원정책 정보를 통합제공하는 등 정책 소통도 강화한다.
전병왕 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은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관련 전문가, 현장의 공무원, 관계부처가 협의해서 대책을 마련했다"며 "기존의 시스템을 강화할 뿐 아니라 지역의 인적 안전망을 활성화해서 신속하게 지원될 수 있도록 하는 대책도 포함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복지사각지대 개선대책 발표로 모든 대책이 바로 적용돼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고 어느부분은 법령도 필요하고 전달 체계 개선 등도 필요하다"며 "후속 대책을 마련해서 발표하겠다"고 언급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번 대책의 목표는 모두가 행복한 촘촘한 사회 안전망 구축"이라며 "위기가구의 발굴과 지원을 확대하고 약자복지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는 24일 '복지 사각지대 발굴·지원체계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사진은 '수원 세 모녀' 장례식 사진. (사진=뉴시스)
세종=김현주 기자 k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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