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업체들이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을 앞두고 신중한 모습이다. 인천국제공을 방문한 여행객들의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면세점 업계가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을 앞두고 신중한 모습이다. 고환율로 인한 여행 부담과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는 만큼 파격적인 조건 없이는 인천공항의 공실을 메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이 빠르면 연내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업계에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번 인천공항 입찰 대상은 제1여객터미널(T1) 매장 9개와 제2여객터미널(T2) 매장 6개로, 총 15개 사업권이 걸려 있다. 1터미널은 높은 임대료 부담에 2020년 3번이나 유찰된 바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10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8856억원으로 전달보다 6.6%, 1년전과 비교하면 16% 늘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0월에 비해서는 14% 줄어든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하면 매출 부진이 크게 나타나지 않았으나 실제로는 수익성 악화로 적자를 보고 있다. 중국 등 단체관광객이 줄면서 보따리상(따이공) 유치를 위한 경쟁 심화로 송객수수료(리베이트)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면세점 업체들은 경우에 따라서 매출의 30~40% 이상을 송객수수료로 주면서 고객을 데려오고 있다.
이처럼 면세점의 회복세가 더딘 점과 함께 최근 고환율로 소비도 둔화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업계 입장에서 입찰에 뛰어들 여력과 의지가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나 이번 입찰 조건에는 임대료 징수방식을 업계가 요청하는 매출 연동방식이 아닌 여객 증가율에 연동하는 방식 등이 나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입찰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러니 면세점 입찰 흥행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업황이 부진한데 정상화를 위해선 아직 시작이 더 필요하다"며 "면세점 입찰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섣불리 뛰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인천공항이 3번의 유찰 경험이 있고 업계 사정을 고려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인천공항으로서도 공실이 많아질 경우 공항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임대료 수익이 줄어들기에 마냥 고자세로 나올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면세점 업계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인천공항은 이미 몇번의 유찰 경험이 있고 이번 입찰에는 다양한 사업권이 걸려 있어 공실이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업계가 매력을 느낄만한 조건들로 준비하지 않을까 싶다"며 "업계가 워낙 힘든 시기를 겪고 있으니 공항에서 좀 더 배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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