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서울 최대 재건축 단지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올림픽파크 포레온)'이 본격적인 청약 일정에 돌입과 함께 침체된 청약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는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청약 시장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둔촌주공이 모처럼 우수한 입지 여건을 갖춘 대단지라는 점에서 양호한 성적이 예상된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다만 단지가 소형 위주로 구성돼 있고 부동산 업황의 대세 하락 흐름이 이어져, 전면적인 청약 시장 열풍을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강동구 둔촌주공은 6일 1순위 청약에 돌입한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35층, 85개동, 공동주택 총 1만2032가구의 매머드급 규모를 자랑하며, 이 중 4786가구가 일반분양으로 공급된다.
최근 분양 시장은 집값 하락이 거세지며 청약 경쟁률이 전년보다 크게 떨어진 상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은 평균 7.93대 1로 지난해의 19.79대 1 대비 반토막났다.
치솟는 금리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졌고 지난해와 달리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청약 수요가 대거 이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는 이같이 침체된 분양 장세 속에서도 둔촌주공이 모처럼 출시된 대규모 블루칩 단지인 만큼 무난한 청약 성적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서울 일대에서 공급이 많지 않았는데, 둔촌주공은 모처럼의 준강남 물량이고 일반분양 가구수도 많은 편"이라며 "완전판매(완판)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단지는 서울 투기과열지구의 전용 85㎡ 미만으로 구성돼 100% 가점제가 적용된다. 청약 당첨 가능선도 예년보다는 덜 치열한 50점대 정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평균 청약 당첨 가점은 62점이었지만 올해는 44점으로 낮아졌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둔촌주공의 당첨 가능선은 40~50점대로 예상하고 있다"며 "50점대 후반 수준이면 안정권일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계약이 순조로울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병기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둔촌주공 자체의 청약 메리트는 높을지 모르지만, 초소형 면적의 비중이 너무 높은 점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며 "초소형의 경우 청약자들의 선호도가 낮아 청약이 일부 미달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용 84㎡의 경우 저층 위주로 남아있고, 분양 가격도 12억원이 넘어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다"며 "특히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8년간 전매가 불가능한 점도 유념해야 한다. 추후 계약 포기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세 하락 흐름이 지속되고 있어 둔촌주공이 청약 시장의 반전을 이끌기에는 무리라는 지적도 나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둔촌주공의 청약 결과가 향후 분양 시장 분위기를 가늠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면서도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이 여전히 커 청약 열기가 커질지는 미지수"라고 진단했다.
'둔촌주공 아파트(올림픽파크 포레온)' 투시도. (자료=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 컨소시엄)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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