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놀거리와 먹거리의 고장인 전주에는 비빔밥이나 한옥마을만 유명한 것이 아니다. 덕진구에 위치한 농생명로를 달리다보면 지속가능한 농업과 안정적인 먹거리 공급을 위한 'K-농업기술'의 핵심 기관인 농촌진흥청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6일 <뉴스토마토>가 농촌진흥청을 찾았을 때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농업에 접목하는 스마트농업 로봇 시연이 한창이었다. 정확도 92.1%의 토마토 생산량을 예측하는 로봇시스템은 토마토의 익은 정도를 정량화한 정보를 제공해 비숙련자도 수확시기를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온도, 습도 등도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 온실의 환경정보와 맞물려 수확시기를 조절하는 일이 가능하다.
토마토는 수확이 이뤄지고 난 이후에도 열매가 익는 '후숙열매'다. 수확 후에도 토마토가 호흡을 하면서 익은 정도가 변화하는 만큼, 내수용·수출용에 따라 수확시기가 다르다.
기계의 작동버튼을 누르자 '작물 생산량 예측 로봇'이 바닥에 있는 유도선을 따라 로봇이 온실 내를 누볐다. 상대적으로 재배 환경이 정형화 돼 있는 스마트온실에는 자동·무인로봇 적용이 수월해 로봇의 진행 경로의 훼방꾼은 없었다.
로봇은 자율주행을 하는 과정에서 토마토의 영상정보를 수집한다. 수집된 영상정보는 다양한 인공지능(Faster R-CNN, Yolo 등) 기술을 활용해 분석한다.
로봇이 영상 속 토마토를 인식하고 인식된 토마토에 일련번호를 부여하면 전체 면적 대비 빨갛게 익은 면적의 비율이 계산된다. 기계는 적색비율의 정도를 가지고 토마토의 익음 정도를 분석한다.
적색비율이 0%는 1단계 착색이 안된 상태인 녹숙기, 3~10%는 2단계 착색 시작 단계인 변색기다. 적색비율 11~30%의 토마토는 3단계 채색기로 분류된다. 3단계 토마토는 연한 적색과 녹색이 혼재된 상태인데 비교적 먼 지역으로 이동해야하는 '수출용'으로 분류된다.
적색 비율이 31~60%로 연한 적색과 황색이 혼재된 토마토는 4단계 도색기로 분류돼 내수용으로 수확된다. 적색비율이 61~90%는 담적색기, 90% 이상은 완숙기로 분류된다.
로봇의 토마토 인식 정확도는 약 94%, 익은 정도 측정 정확도는 약 98%다. 종합 정확도는 약 92.1%였다.
로봇 개발을 진행 중인 김경철 농업공학부 스마트팜개발과 농업연구사(공학박사)는 "현재까지 토마토, 파프리카, 참외에 해당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며 "추후에 딸기 등에도 적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라고 소개했다.
6일 <뉴스토마토>가 방문한 전주 농촌진흥청 스마트유리온실에서는 정확도 92.1%의 토마토 생산량 예측 로봇시스템이 시연 중이었다. 사진은 설명중인 김경철 농업연구사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현재 인체에 해로운 방제작업을 대신해줄 '방제로봇', 무거운 수확물을 담고 자동으로 사람을 따라다니는 '운반로봇'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실제 수확할 수 있는 '수확로봇'은 2024년까지 개발이 목표다.
수확로봇이 이동해서 토마토를 따는데 걸리는 시간(테크타임)은 15초다. 숙련 농민이 토마토를 따는데 걸리는 시간이 5초라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긴 시간이다. 하지만 농민의 하루 작업시간은 최대 5시간인데 비해 수확로봇은 24시간 일할 수 있다. 더 긴 노동시간을 반영한다면 로봇의 효율성이 더 높은 셈이다. 아룰러 연구진은 지속적으로 테크타임을 줄이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김경철 연구사는 "테크타임을 5초로 줄이면 그만큼 효율이 줄어들수 있고, 최소 사람보다 4배 정도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을 하고 있다"며 "안전성만 확보된다면 야간이건 주간이건 계속 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열매가 한 번에 3~4개가 한데 열리는 토마토 특성상, 토마토 수확 로봇은 개발이 쉽지 않은 분야다. 해외에서도 수확로봇 사례는 많지 않다. 농업강국인 네덜란드는 파프리카, 미국은 방울토마토 개발에 그치고 있다. 완숙토마토 수확로봇 개발을 진행 중인 국가는 우리나라와 일본 두 나라뿐이다.
김 연구사는 "완숙토마토는 지금 우리나라와 일본 두 군데"라며 "최대한 빠른 속도로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6일 <뉴스토마토>가 방문한 전주 농촌진흥청 스마트유리온실에서는 정확도 92.1%의 토마토 생산량 예측 로봇시스템이 시연 중이었다. 사진은 수확로봇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전주=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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