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 완화에 관리종목 해제 종목 급등락…'폭탄 돌리기' 주의
급등하던 관리종목 해제 종목들 무더기 급락
"묻지마 스팩투자와 유사…폭탄돌리기 주의"
관리종목 해제는 단기 이벤트, 기업가치 변화 없어
2022-12-14 06:00:00 2022-12-14 0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한국거래소의 상장규정 개정으로 관리종목에서 해제된 일부 기업들이 무더기 급등 후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개정된 상장규정에 따라 관리종목 지정 기준이 완화되면서 과열 양상을 보이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준 변경에 따른 이벤트성 급등이라며 ‘폭탄 돌리기’가 될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중앙디앤엠(051980)은 13.33% 급락한 104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중앙디앤엠은 지난 12일 관리종목 지정 해제를 앞두고 급등세를 보였다. 9일과 12일 연속으로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13일에도 장 시작 직후 가격제한폭(30.00%)까지 상승했으나 장 마감을 앞두고 급락세를 보였다.
 
같은 날 에이디칩스(054630)원풍물산(008290)도 장 시작 직후 급등세를 보였으나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채 마감했다. 에이디칩스는 전일 상한가를 터치했으나 3.80% 상승한 410원에 거래를 마쳤고, 장중 21.02% 상승했던 원풍물산은 2.55% 하락한 채 마감했다.
 
이날 높은 변동폭을 보였던 중앙디앤엠과 원풍물산, 에이디칩스는 모두 지난 12일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개정에 따라 관리종목에서 해제된 종목이다. 모두 4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로 관리종목에 지정됐었으나 개정된 상장 규정에 따라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해소됐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지난 12일부터 관리종목 지정 기준을 완화했다. 이날 세종텔레콤(036630), 원풍물산, 광무(029480), 에스엘바이오닉스(214310), 비보존 제약(082800), 유아이엘(049520), 에이디칩스, 알파홀딩스(117670), 제넨바이오(072520), 이엠앤아이(083470), 중앙디앤엠, 리더스코스메틱(016100) 등 12개 종목이 관리종목에서 해제됐다.
 
개정된 상장규정에 따라 반기 재무제표에서 비적정을 받았던 세종텔레콤, 비보존 제약, 알파홀딩스 등 3곳의 지정 사유가 해소됐으며, 최근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에이디칩스, 원풍물산, 중앙디앤엠 등 9개 종목은 영업손실 요건 삭제로 관리종목 지정이 해제됐다.
 
거래소의 상장규정 개정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해 온 상장사 퇴출 기준 합리화 방안에 따라 진행됐다. 그러나 급등양상을 보이던 관리종목 해제 종목들이 이내 급락세로 전환하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급등락을 보인 관리종목 해제 종목들을 두고 일각에선 묻지마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투자와 유사한 경향을 보인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적인 기업가치 없이 시세조종 세력이 묻지마 투자로 주가를 돌아가며 올려놓고 빠지면 뒤늦게 따라 산 개인투자자들이 폭탄을 떠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관리종목 해제 기업들의 급등이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관리종목 해제라는 단기적 이벤트로 오른 만큼 상승이 지속되기 힘들다고 판단한다.
 
급등세를 보였던 종목들의 경우 규정 변경으로 관리종목이 해제됐을 뿐 기업 재무가 개선되거나 펀더맨털이 상승한 것이 아니다.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던 중앙디앤엠은 올해 3분기 매출이 69억9000만원으로 전분기(75억300만원) 대비 7.1%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6억원으로 적자전환 했으며, 전년 동기(영업손실 3억9000만원)보다도 적자폭이 커졌다. 원풍물산도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분기 대비 역성장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관리종목 해제 기업들의 급등락은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 등이 없이 단순히 수급으로만 움직이는 과열 상태”라며 “앞서 급등락을 보였던 묻지마 스팩투자와 비슷한 행태”라고 말했다. 이어 “수급이 빠지면 주가는 제자리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거래소 상장규정 개정으로 관리종목에서 해제된 종목들이 급등락세를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은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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