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초대석②)OECD에도 못 미치는 '장애인 예산'…GDP 0.6%에 불과
전장연, 전년 예산비 1조5000억원 증액 요구
여야 합의안에 7000억원 반영…국회 통과 요원
장애인 예산, OECD는 GDP 대비 1.9% 수준
2022-12-20 06:00:05 2022-12-20 06:00:05
[뉴스토마토 김현주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이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를 이어가며 외치는 내용은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이다. 장애인의 이동권, 교육권, 노동권, 탈시설 등을 위해 올해 예산과 대비해 내년도 예산안에 1조5000억원을 증액해 달라는 요청이다. 2023년 정부안과 비교해서는 9700억원 증액이 요구사항이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대표는 지난 16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를 통해 "1조5000억원에는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교육부 등의 예산이 포함돼 있다. 장애인이 이동하고 교육을 받고 일하고 시설 밖에서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전장연이 요구하는 장애인권리예산은 △장애인활동지원 5500억원 증액 △탈시설 시범사업 179억원 증액 △장애인자립생활센터지원 41억원 증액 △주간활동서비스 467억원 증액 △특별교통수단 도입보조 운영비 지원 1437억원 증액 등이 포함된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가장 큰 예산이 드는 부처는 복지부로 1조2000억원 정도다. (가장 이슈가 되는) 이동권 관련 예산은 1500억원 정도"라고 언급했다.
 
박경석 대표는 "여야가 국회 상임위별로 합의한 증액 내용이 7000억원 정도 된다. 요구한 증액안의 절반 수준인데, 모자라도 우리는 수용하고 다른 방식으로 기다리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대표는 지난 16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를 통해 "1조5000억원에는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교육부 등의 예산이 포함돼 있다. 장애인이 이동하고 교육을 받고 일하고 시설 밖에서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장애인권리예산 등을 촉구하는 전장연 시위 모습. (사진=뉴시스)
하지만 국회는 예산안 법정 처리 기한을 2주 이상 넘긴 상황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정기국회 회기와 김진표 국회의장의 1차 시한도 모두 넘겼다. 
 
윤석열 정부가 내년 저소득층, 장애인, 취약청년 등 사회적 약자 지원에 74조4000억원을 투입하는 등 올해 예산보다 13.2% 증액한 것과 관련해 박 대표는 "물가상승 등에 따른 자연증가분이 반영된 것"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장애수당을 월 4만원에서 6만원으로 2만원 늘리는 방안과 관련해서도 "우리는 수당 증액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일 할 기회를 주는 게 낫지 수당 2만원 더 주면서 복지 예산을 늘렸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장애수당은 260만 전체 장애인에게 해당하는 내용으로 물론 필요하지만, 기본적인 권리도 보장받지 못하는 중증장애인을 위한 예산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가 재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박 대표는 "1조5000억원 늘린다고 나라가 망하지 않는다"고 피력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에 따르면 한국 장애인 복지예산은 선진국의 3분의 1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GDP(국내총생산) 대비 장애인 복지예산 비율은 1.9% 인데 한국은 0.6%에 불과하다.
 
앞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박경석 대표를 만나 "(전장연 측) 요구하는 것을 다 들어준다면 나라 곳간이 없고 나라 망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국회는 (정부 예산안을) 감액할 권한은 있지만 증액을 할 수는 없다. 증액을 하려면 기재부 동의 없이는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 기재부의 (장애인권리예산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안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를 이어가며 요구하는 사항은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이다. 사진은 서울시청 앞에서 장애인권리예산 보장 등을 요구하는 전장연 관계자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김현주 기자 kkhj@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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