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5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선거법 개정을 위한 영남권 합동토론 및 결의대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5일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제안한 중·대선거구제에 대해 "중대선거구제는 국민의힘이 수도권에서도 안정적으로 과반을 확보해서 다수당이 되고 장기 집권의 길을 열기 위해, 윤 대통령과 한동훈 검찰이 던진 민주당 분열의 떡값"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중대선거구제를 둘러싼 논의가 한창인데 본말이 전도됐다. 반성이 없고, 국민이 빠졌고, 방향이 잘못됐다"며 "시대에 뒤떨어진 중대선거구제부터 논의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지난 2020년 위성정당 사태에 대한 사과와 반성부터 해야 한다. 두 정당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거대양당 독식구조를 깬다면서 반대로 위성정당을 만들어 오히려 거대양당 독식구조를 더욱 강화하는 대국민 사기극을 연출했다"며 "국민들은 잊지 않고 있다. 국민들은 선거구제 논의가 2020년 위성정당에 대한 처절한 반성 없이 진행된다면 또다시 양당의 기득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결말이 날 것이라는 강한 의심을 가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둘째, 선거구제는 국민적 동의 없이 논의하면 안 된다. 정치개혁과 정당개혁은 공천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국회의원을 위한 것이 아니라, 거대양당 독식구조와 혐오에 기반한 적대정치의 피해를 온몸으로 감수해 온 국민을 위한 것"이라며 "선거구제 개혁 논의는 시민사회나 민간 전문가 위원회에 맡기거나 최소한 국회 정개특위에 국민 참여를 보장해 국민이 정치개혁의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의원은 "선거구제 개편은 제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현 정치구조에 대한 철저한 반성의 토대 위에 지역주의 해소, 생산적 협치, 다양성 확대, 청년정치 강화, 국가 미래 어젠다 구현이라는 방향부터 정립해야 한다"며 "'영남 국힘, 호남 민주'로 고착화된 지역주의를 없애는 일은 아직도 가장 중요한 정치개혁 과제로 폭력적인 팬덤을 등에 업고 상대를 혐오하고 저주하는 일상적 정쟁을, 상대를 인정하고 설득하는 생산적 협치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그는 "넷째, 대통령과 국회의장이 던진 중대선거구제는 결코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중대선거구제는 인지도가 높은 기득권자가 절대적으로 유리하고 진보정당이나 청년 정치인은 절대적으로 불리한 제도"라며 "기득권을 가진 정치인, 인지도가 높은 정치인들이 5선, 10선 계속해서 국회의원을 하겠다는 것이 본질입니다. 정치비용, 선거비용이 대폭 늘어나기 때문에 정치부패 가능성도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정치사적으로 중대선거구제는 박정희 유신체제와 전두환 5공화국의 유산으로 당시 민주당은 한 번도 다수당이 된 적이 없다. 일본 자민당이 전후 50년 동안 장기집권을 한 효자 중의 효자가 중대선거구제였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본말이 전도되긴 했지만 대통령과 국회의장이 논의의 물고를 터고 공론화의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라며 "이제 국민의 뜻을 반영할 수 있는 정치개혁 특위 운영을 통해 개혁의 방향부터 정하고, 방향에 맞게 선거구제와 비례대표제를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 또 당 지도부가 좌지우지하는 공천권을 어떻게 하면 국민에게 돌려줄 것인지, 이런 것들도 함께 논의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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