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의무휴업②)"주말 사라진다"…평일 변경 추진에 반발 확산
대구 마트노조, 홍준표 시장 고발 예고…"휴업일 변경 권한 없다"
건강권·휴식권 위협 주장…대형마트 "고객 편의·주변 상권 활성화"
2023-01-06 06:00:00 2023-01-06 06:00:00
4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이 '마트 노동자들을 배제한 의무휴업 일방적 평일 변경 추진 규탄' 기자회견 후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사진=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변경이 업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업계에서는 고객 쇼핑 편의성을 고려하면 의무휴업을 주말에서 평일로 변경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마트 노조는 평일 변경을 반대하는 것은 물론 오히려 휴업일을 더 늘여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구시가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을 주말이 아닌 평일로 변경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마트 노조의 반발이 거세졌다. 
 
홍준표 대구 시장의 신년사는 노조의 반발을 더 키웠다. 지난 1일 홍 시장은 신년사에서 "지난 연말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현재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지정한 지자체는 전국 177곳 중 51곳인데 광역시에서 추진하는 것은 대구가 처음이다. 
 
홍 시장이 직접 의무휴업 평일 변경을 언급하자 대구 마트노조는 직권남용 혐의로 홍 시장을 고발하기로 했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에 적용되는 의무휴업일은 각 지자체장이 조례로 지정할 수 있고 매월 두 차례씩 공휴일만 가능하도록 규제해왔다. 
 
다만 의무휴업일 변경은 구·군 단체장이 결정 권한을 갖고 있다. 노조는 홍 시장이 권한이 없음에도 의무휴업 평일 변경을 추진하려 한다는 지적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관계자는 "홍준표 시장은 의무휴업 변경 권한이 없고 심지어 일부 지자체장은 이같은 추진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수렴 전혀 없이 의무휴업 평일 변경을 추진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의무휴업 평일 변경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의무휴업일을 더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의무휴업을 평일로 변경하면 근로자의 건강권과 휴식권이 위협받는다는 주장이다. 강규혁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노동자들이 10년간 노력해서 의무휴업제를 지켰다"며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변경하며 한달에 두번 뿐인 노동자들의 일요일이 모두 사라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업계에서는 근로자의 건강권 훼손 우려에 대해 순환근무로 해결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주말에는 당직 근무를 서는데 매번 같은 직원이 근무하지 않도록 근무배치표를 짜고 있다"며 "휴업일이 평일로 바뀐다고 해도 일요일 근무일수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요일 의무휴업으로 소비자의 불편함이 가중되고 있다"며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변경하면 고객 편의성 제고뿐 아니라 마트를 찾은 소비자가 주변 상권도 방문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 마트노조는 의무휴업 평일 변경 추진을 적극 막아서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4일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마트 노동자들을 배제한 의무휴업 일방적 평일 변경 추진 규탄' 기자회견을 마친 후 서문시장 큰장네거리까지 2㎞ 구간을 쇼핑카트 40여대를 끌며 행진했다. 이어 내달에도 노조원, 시민단체와 함께 단체행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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