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돈줄을 죄고 언론계 간부들에게 건너간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자금 흐름의 종착지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있다고 보고 김씨에게서 ‘천화동인 1호’ 지분 관련 진술을 확보하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대장동 핵심 세력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님욱 변호사 등이 입을 연 마당에 아직까지는 입을 굳게 닫은 김씨의 입을 여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
대장동 일당의 부동산, 채권 등 800억원대 재산을 동결한 검찰은 최근 김씨가 은닉한 275억원을 추가로 찾아냈다. 275억원 중 148억원은 실물 수표로 확보하는 등 자금줄을 틀어막아 김씨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검찰이 김씨가 일간지 기자들과 수천만원에서 수억원 규모의 금품, 선물 등을 주고받은 정황을 포착한데다 민영 뉴스통신사와 법조전문지 등 언론사 인수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계뿐 아니라 김씨가 검사, 판사 등을 대상으로 수차례 골프를 접대하거나 금품을 건넨 의혹이 제기돼 검찰의 수사범위가 법조계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검찰의 전방위 압박에 김씨가 기존 입장을 바꾼다면 정치권뿐 아니라 언론계, 법조계에 미칠 파장이 적잖을 전망이다.
다만 법조계에선 김씨의 언론·법조계 로비 의혹은 아직 대장동 사건의 ‘지류’일뿐 아니라 검찰이 검사, 판사를 상대로 수사하는데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에 따라 현 시점에선 검찰이 이 사건 ‘본류’인 대장동·위례신도시 사업 의혹 관련 김씨 자금 흐름 추적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는 시각이다.
검찰은 대장동·위례신도시 사업 에서 발생한 수익이 2014년 지방선거자금, 성남FC 후원금 등으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2013~2014년 1억90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추가 기소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공소장에 따르면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에게 “위례 사업에서 100억원 정도의 수익이 예상되는데 (이 대표 측이) 중간에 편하게 쓰실 수 있도록 해드리겠다”며 “빠르면 내년 4월 늦어도 6월에는 돈을 쓰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진술했다. 2014년 6월 4일 예정돼 있는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무렵인 2014년 4월 또는 6월경 자금을 마련해주겠단 취지로 약속한 내용이다.
2014년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표의 지방선거자금 마련 목적을 공소장에 적시한 것이다.
이러한 8년여 전 지방선거,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이 대표는 10일 오전 검찰에 출석한다. 현직 제1야당 대표가 개인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 소환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지난 주말 모든 일정을 비우고 검찰 수사에 대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를 겨냥한 검찰의 전방위 수사가 본격화된 가운데 그가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해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관해 무죄 이유를 어떻게 소명할지 주목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반도평화경제특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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