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돈 빌려 집 사라는 것 아냐…반도체 디커플링은 '예의주시'"
외신기자 간담회서 "DSR 규제 일관되게 유지할 계획"
"우리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 최소화하도록 노력"
"중요한 전략 산업…인력·기술 개발 지원 강화하겠다"
2023-01-12 17:58:58 2023-01-12 17:58:58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의 대출 규제 완화에 대한 지적에 대해 "돈을 빌려서 집을 사라는 정책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국·중국 간 반도체 디커플링 의지에 대한 우리 입장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우리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추경호 부총리는 12일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대출 규제 완화가 적절한 정책인가에 관한 질문에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현재 정부의 정책은 돈을 빌려 빚내서 집을 사라고 하는 정책이 아니다"라고 일축했습니다.
 
이에 대해 "지난 수년간 정상적인 주택 거래를 위해 대출이 지나치게 과도하게 규제가 됐다. 예를 들면 15억원 이상의 담보 대출을 아예 원천적으로 봉쇄를 한다는 것은 반 시장적이다. 재산권의 과도한 침해다. 이런 부분을 정상화하는 것이고, 여기에 더 과도하게 빚을 내서 집을 사게 하는 그러한 금융 대출 규제 완화의 정책은 취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지나친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DSR 규제는 변함없이 일관되게 유지해 나가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해나갈 계획이다. 일부 자금이 부동산 관련 쪽으로 가게 되면 그곳에서 역시 투자와 소비를 유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대출 규제를 정상화한다고 해서 획일적으로 소비가 억제된다는 우려는 가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습니다.
 
최근 미국의 행보와 관련해 한국도 중국과 디커플링할 의향이 있다고 보는지에 관한 질문에는 "일단 저희는 미국의 조치에 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 조치가 우리 반도체 산업 등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에 관해 업계 등과 긴밀히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디커플링이란 한 나라의 경제가 인접한 다른 국가나 보편적인 세계 경제 흐름과 다른 흐름을 보이면서 이른바 '탈동조화'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추 부총리는 "미국의 국가전략상 미국의 국익에 기초해 여러 정책을 추진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주요 국가의 입장을 충분히 주시하면서 우리 국익에 부합되는 대화와 정책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최근 반도체 공급망 강화 등을 논의했습니다. 람 이매뉴얼 일본 주재 미국 대사는 같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에 한국이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추 부총리는 "아직 공식적으로 미국 정부로부터 관련된 요청이나 어떤 논의가 있음을 듣고 있지 못하고, 또 공식적으로 우리 외교 채널을 통해서도 아직 전해받은 바가 없기 때문에 확인되지 않은 그런 발언에 대해 입장을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러면서 "세계 주요국들이 국가 전략적으로 반도체 산업에 접근하듯이 우리도 마찬가지다. 반도체 산업은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국가 전략 산업이다. 그래서 현재 정부에서는 인력, 기술 개발, 반도체 생산 공장의 입지, 그리고 각종 인프라 지원 등을 위해 예산, 재정, 그리고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추 부총리는 지난 3일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회 국무회의에서 반도체 등 국가 전략 산업에 대한 세제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의 방안을 보고했습니다. 이번 방안은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기존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세액공제율을 올리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습니다. (사진=기획재정부)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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