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삭감된 본예산 추경 준비…국민의힘 넘을 수 있을까?
2월 말 열리는 서울시의회 임시회에 추경안 제출 방침
삭감된 올해 본예산 5688억 원 가운데 80~90% 편성 예정
국민의힘 "연구용역 결과 등 확실한 보완책 있어야"
2023-01-16 06:00:00 2023-01-16 06:00:00
[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다음 달(2월)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제출한 2023년도 본예산이 5688억 원 삭감된 채 통과됐기 때문인데요.
 
서울시의회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필요한 예산을 삭감했다는 입장이지만 서울시교육청은 '학교기본운영비' 등 당장 학교 현장에 필요한 예산들도 깎인 만큼 새학기 시작 전에 추경을 해야 한다는 방침입니다.
 
이 때문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 간 신경전이 계속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 올해 본예산, '학교기본운영비' 등 삭감된 채 통과
 
15일 서울시교육청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은 2월 말 열리는 서울시의회 임시회에 추경안을 제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의회는 지난달 16일 본회의를 열고 '2023년도 서울시교육청 본예산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당초 서울시교육청은 12조8915억 원 규모의 예산안을 제출했으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5688억 원이 깎인 12조3227억 원 규모로 줄어들었습니다.
 
학교기본운영비 예산 1829억 원, 전자칠판 설치 확대 예산 1509억 원, 디지털 기반 학생 맞춤형 교수 학습 지원 사업(디벗) 예산 923억 원, 서울형 혁신교육지구 예산 165억 원, BTL(노후 교육 시설 개선) 사업 운영 예산 63억 원, 공영형 사립유치원 지원 사업(더불어키움) 예산 20억 원 등이 삭감됐는데요.
 
특히 '학교기본운영비'는 각 학교의 기본적인 살림살이를 운영하는 비용으로 공공요금 및 물가 인상 등에 따라 필수적으로 증액이 요구되는 부분입니다. 해당 예산이 줄어들면서 학교 현장의 우려가 큽니다.
 
김홍태 수락중 교사는 통화에서 "학교기본운영비 예산 삭감으로 학교 냉·난방 등 시설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또 초등학교·중학교 학생들의 학습준비물 구입·지원비 등 교육 복지 비용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서울시교육청 "삭감된 예산의 80~90%만 편성하겠다"
 
전자칠판 설치 확대와 디벗 예산 삭감 등은 '조희연표 정책 예산 죽이기'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당시 한 시의원이 SNS에 '좌파 교육사업 예산 삭감 속 시원하다'는 글을 올렸다"면서 "교육의 관점에서 예산을 바라봐야지 조 교육감에 대한 시선으로 예산을 처리하는 게 옳은 일인가"라고 꼬집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삭감된 사업 예산 가운데 '학교기본운영비' 등 꼭 필요한 부분을 중심으로 추경안을 편성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깎인 예산 5688억 원 전체를 완전히 복구하는 형식이 아니라 이 가운데 80~90% 정도만 편성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대변인실 예산 등 급하게 필요하지 않은 예산은 좀 줄이고 '학교기본운영비' 등 학교 현장에 꼭 필요한 예산을 중심으로 편성하려 한다"며 "현재 조 교육감이 서울시의회 의원들뿐만 아니라 각 교육지원청과 구청까지 다니면서 교육 예산 삭감의 부당성과 추경의 필요성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민의힘 "예산 규모 아닌 사업 필요성 중요"
 
서울시교육청의 추경안이 서울시의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본예산이 통과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데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이 서울시교육청의 주요 사업을 보는 시선도 그리 곱지만은 않은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지웅 국민의힘 시의원은 개인 의견을 전제로 "서울시교육청이 추경 편성을 하는 것은 그들의 권한이니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본예산이 통과된 지 얼마 안 지난 시점인데 어느 정도 내실 있게 준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예산 규모를 줄이는 게 문제가 아니라 해당 사업 예산이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성 있는지를 설득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만약 전액 삭감된 사업을 다시 추경 예산에 편성한다고 하면 연구용역 결과 효과성이 입증됐다든가 하는 확실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며 "원래 2월 임시회 의사일정에 추경이 들어가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렇게 빨리 추경안을 제출하는 게 일반적이지 않은 만큼 내용이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이 다음 달 말 열리는 서울시의회 임시회에 추가경정예산안을 제출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서울시의회 제315회 정례회 제7차 본회의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입장하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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