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청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장윤서 기자] 나경원 전 의원의 출격 채비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3·8 전당대회 구도가 출렁이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나 의원 출격 가능성으로 인해 선거 변수가 크게 늘었는데요.
나 전 의원은 11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신년인사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설연휴 전까지 출마 여부를 결정하느냐는 물음에 "뭐 그렇게 하려고 하고 있다. 더 이상은 말씀 드리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오전 동작구청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도 "많은 고민을 더 해보겠다"고 답변을 유보했습니다.
①'3파전이냐, 4파전이냐'
현재 당대표 경선은 이미 출마를 선언한 김기현·안철수 의원에 나 전 의원까지 3파전 양상입니다. 여기에 비윤(비윤석열) 유승민 전 의원까지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만큼 4파전이 될 가능성도 있는데요. 높은 당심을 등에 업은 나 전 의원 출격 여부에 따라 선거 양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각 후보 진영별 주판알을 튕기는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김기현(앞줄 왼쪽) 국민의힘 의원, 안철수(두 번째 줄 오른쪽) 의원, 나경원(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 전 의원이 지난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②50대·영남 업은 나경원 출격 땐 친윤표심 분화
나 전 의원의 출마는 곧 '친윤(친윤석열)·50대·영남 표' 분산을 의미합니다. 범친윤으로 분류된 나 전 의원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50대·영남에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가 이미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잠재적 경쟁자들인 김기현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의원을 모두 제치고 있는 이유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나 전 의원이 친윤과 대립각을 세우기보다는 친윤은 물론 비윤(비윤석열)까지 모두 끌어안는 전략을 쓴다면 전당대회 내 친윤 표심 분화가 불가피합니다. 그간 친윤계는 표 분산을 의식한 듯 나 전 의원의 불출마를 종용해왔습니다. 친윤 좌장 격인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인천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나 전 의원과 유 전 의원 등을 겨냥해 "당의 분란과 갈등을 자양분 삼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세우려고 하는 사람은 당 지도부가 될 자격이 없다"고 견제의 시선을 보냈습니다.
③'김장연대 vs 수도권 연대론' 진검승부
친윤계의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의원 연대)와 비윤계의 수도권 연대(안철수·윤상현 의원)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김장연대는 두 사람의 친윤 행보를 기반으로 합니다. 장 의원은 친윤계의 핵심 인사이며, 김 의원 역시 당권주자 중에서 유일하게 윤 대통령 부부와 단독으로 만찬을 했습니다.
나 전 의원을 향해 손짓을 하는 건 수도권 연대 측 즉, 안 의원과 윤 의원입니다. 수도권 연대는 당내에서 의석수가 약한 수도권을 대표할 만한 인물이 당권을 잡아야 차기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여론이 힘을 받으면서 부상했습니다. 나 전 의원은 서울 동작구를 지역구로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습니다.
④마지막 승부처 '결선투표'
이번에 도입된 결선투표제 역시 주목할 만합니다. 국민의힘은 그간 당심 70% 민심 30%를 적용해 당대표를 뽑아왔는데 18년 만에 당심 100%로 변경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최다 득표자의 득표율이 50%를 넘지 못할 경우 1위·2위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하도록 결정했습니다.
김장연대와 수도권 연대 등의 등장으로 후보 간 연대와 단일화, 양측 간의 싸움에서의 당심 향배 등이 변수로 작동하면서 승부처로 작동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광연·장윤서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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