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이마트 구로점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고은하 기자)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고깃값만 25만원 들었어요. 물가가 너무 올라서 힘듭니다. 밀가루와 식용유는 30% 넘게 올랐어요."
지난 17일 서울 이마트 구로점은 설 연휴를 앞두고 장을 보는 소비자들로 붐볐습니다. 현장에선 채소와 육류, 소매품 할 것 없이 가격이 모두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진 상황이 포착됩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 감시센터는 서울과 경기도 소재 420개 유통업체에서 판매 중인 생활필수품 39개 가격을 조사한 결과, 전년과 비교 가능한 35개 품목의 가격이 모두 올랐다고 발표했습니다. 평균 상승률은 12.1%입니다.
이중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밀가루(38.3%)와 식용유(31.5%), 마요네즈(19.5%), 참치(16.4%), 참기름(16.1%) 등 5개 품목의 평균 상승률은 24.3%에 달합니다.
이날 장을 보던 70대 A씨는 "딸이 갈비를 먹고 싶다고 해서 kg당 3만5000원이어서 구매하니 10만8000원이었다"며 "고기값만해도 10만원이 넘는다"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A씨는 "차례상을 지내는 지인의 말을 들어보면 물가 상승의 여파로 비용이 많이 든다고 했다"며 "고사리 200g도 6980원에 해당하는데 1개로는 부족하다"고 말했습니다.
50대 여성 B씨도 "떡국떡이 수입산인데도 3480원이나 한다"라며 "국산 떡은 더 비싸서 살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걱정했습니다.
이날 기자가 고물가 여파에서 설 차례상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장보기를 한 결과, 총비용은 10만1980원에 달했습니다. 총 14개 품목 중 과일류와 나물·채소류, 육란류·수산물, 기타 품목 등으로 분류했습니다.
과일류가 가판대에 놓여 있는 모습. (사진=고은하 기자)
과일류를 살펴보면 사과(1봉·5개입) 8980원, 배(팩·3개입) 1만6900원으로 나타났습니다. 나물·채소류는 시금치(500g) 5980원,숙주(240g) 2590원, 데친 고사리(200g) 6980원, 무(1개) 1480원이었습니다.
육란류·수산물을 보면 한우 양지 국거리(266g) 2만2290원, 달걀(대란·30개입) 5980원, 명태 슬라이스(900g) 1만3980원에 달했습니다. 기타품목을 보면 식혜(1.5L) 2580원, 부침가루(1kg) 2900원, 떡국떡(900g) 3480원, 두부(2모) 5480원, 맛살(300g) 2380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장바구니에 많은 품목을 담지 않아도 10만원이 훌쩍 넘어갔습니다. 약과, 대추, 감, 만두 등을 구매하지 못했는데도 금액이 초과한 겁니다.
실제로 만둣국을 만들기 위해서 냉동만두를 파는 진열대에 갔지만 금액 초과로 쓸쓸히 돌아서야만 했습니다. 냉동만두를 파는 진열대 건너편으로는 LA갈비를 파는 진열대가 보였습니다. 미국산냉동LA갈비(1.5kg)은 5만4800원에 달했습니다.
미국산냉동LA갈비(1.5kg)가 진열된 모습. (사진=고은하 기자)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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