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한국지엠이 올 해도 때늦은 신차전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미 수요가 줄고 있는 픽업트럭 시장과 경쟁상대가 건재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에 뛰어듭니다. 하지만 올해 시장을 이끌만한 경쟁력있는 차종이 보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지난해 내수 및 수출 시장에서 총 26만4875대를 판매했습니다. 해외에서는 22만7638대를 판매해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 이슈가 완화되면서 전년 대비 24.6%가 증가했습니다. 다만 이는 코로나로 인해 정체한 판매 기저효과로 풀이됩니다.
한국지엠은 올해 반등을 위해 1분기 내 GMC 브랜드의 픽업트럭 시에라를 내놓을 계획입니다. 하지만 시에라 판매로 한국지엠의 판매량이 성장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앞서 같은 브랜드의 픽업트럭 모델 콜로라도도 쓴 맛을 봤습니다.
픽업트럭 시장은 시장 자체 규모가 연간 3만대선을 넘지 못하는 작은 시장입니다.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지난 2020년 3만8929대에서 2021년 3만902대, 지난해 2만7962대로 축소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2만8000여대 중에서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가 2만5000여대 가까이 독점했습니다. 여기에 기아 역시 40여년만에 픽업트럭을 내놓을 예정이라 한국지엠 시에라가 픽업시장에서 성공할지 불투명합니다.
GMC 시에라 드날리 (사진=GMC)
한국지엠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을 1분기 내 작심하고 내놓을 예정이지만 전망은 불투명합니다. 신형 CUV가 크기면에서 강점을 가지지만 같은 브랜드 내에서 포지션이 겹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신형 CUV의 상세제원을 보면 길이 4537mm, 너비 1823mm, 높이 1564mm, 휠베이스 2700mm입니다. 같은 쉐보레 모델 중 지난해 한국지엠을 견인한 트레일블레이저(길이 4425mm, 너비 1810mm, 높이 1660mm, 휠베이스 2640mm)와 크기가 비슷해 오히려 트레일블레이저에 밀리거나 판매량을 나눌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신형 CUV가 속한 소형 SUV는 국내에서 경쟁이 뜨거운 차급입니다. 지난 18일 현대차가 5년만에 2세대 '디 올 뉴 코나'를 내놓았습니다. 일각에서는 신형 CUV가 코나보다 더 일찍 출시돼 지난해 소형 SUV 시장에서 경쟁을 했다면 시장을 리드했을 것이라며 출시 시점을 지적합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신차 출시인데, (한국지엠은)경쟁력있는 차종 출시는 보이지 않고, 시장을 리드해 갈 만한 철학도 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최근에는 한국지엠이 수입차 업체로 전환할 것이라는 소문도 다시 나돕니다. 사실이 아니더라도 소비자에게는 구매가에 대한 부담을 안길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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