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에서 발표한 자료 ‘ESG 인프라 고도화 방안’ (자료=기획재정부)
[뉴스토마토 정예지 기자] 당초 대통령실 직속 조직으로 추진됐던 ‘ESG위원회’가 차관급까지 격하될 전망입니다. 글로벌 ESG 규제가 강화되고 있지만 정책 지원의 힘이 빠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지난 26일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 2.1지속가능재단이 주최한 ‘수출중소기업 ESG 생존전략과 지원방안 토론회’ 참석자들은 관련 진행 상황에 대해 공유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ESG위원회 구성을 차관급 협의체로 검토 중입니다.
이에 대해 한 토론회 참석자는 “현 정부 출범할 때만 해도 굉장히 큰 규모로 ESG 협의회가 진행되다가 축소됐고, 결국은 기존 정부 부처 협의회 비슷한 성격이 됐다”며 아쉬움을 표현했습니다.
또 다른 참석자도 “현 정부 인수위원회 때는 대통령 직속으로 만들겠다는 인수위 안이 있었다. 그러다가 출범 이후 축소된 상태인데 상당히 아쉽다”라며 “실질적으로는 컨트롤 타워라고 하지만 문제는 그 컨트롤 타워가 얼마만큼 힘 있게 ESG를 추진할 수 있느냐, ESG와 관련된 여러 부처의 이해관계를 조정할 수 있느냐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토론회에선 “환경부, 중기부, 산업부, 금융위원회 등에서 중소기업의 ESG 정책들이 쏟아져 나온다. 중소기업엔 혼란일 수 있다. 여러 부처의 중소기업 ESG 지원 사업들과 정책을 통합해 관리하는 컨트롤 타워가 하루빨리 생기길 바란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앞서 지난해 4월29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당시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을 초청해 ‘ESG 혁신성장 특별 좌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10대 기업 및 금융권 대표들도 참석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민관합동 ESG 전담 기구’ 출범에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안철수 의원도 "인수위에서도 (ESG에) 많은 관심이 있다"라며 "제도적인 뒷받침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말해주시면 인수위가 적극 반영해 새 정부에서 제대로 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110대 정책과제’에도 ESG와 관련된 국정 과제가 다수 포함됐습니다. 정책과제에 △ESG 등 기업 성장과 사회적 가치 연계 모델 확산을 위해 ‘(가칭)지속가능성장위원회’ 신설 검토 △ 22년부터 중소·중견기업 대상 ESG 종합 컨설팅 △K-ESG 가이드라인 고도화 △공급망 실사 대응지원 사업 신설 △소셜 택소노미 마련 등의 내용을 담아 ESG 정책 추진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12월 기획재정부에서 발표한 ‘ESG 인프라 고도화 방안’에서도 ESG 관련 협의회는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관계부처 차관과 민간 전문가 등으로 구성돼 당초 계획보다 후퇴하는 양상입니다.
정예지 기자 yej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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