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생명보험사들이 지난해 영업 둔화와 금리변동으로 인한 투자 손실로 실적이 줄줄이 하락한 가운데 신한라이프가 눈에 띄는 상승세를 나타냈습니다. 인력 감축으로 사업비를 줄이고 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한 영향입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2022년 결산 실적을 발표한 생보사 중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이 상승한 곳은
삼성생명(032830)과 신한라이프뿐이었습니다. 이날까지 실적을 공시한 곳은 두 보험사를 포함해 한화생명·푸르덴셜생명·하나생명 등입니다.
특히 주목되는 곳은 신한라이프입니다.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1~3분기 내내 당기순이익 하락세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연간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8.4% 증가한 4636억으로 나타났습니다.
신한라이프의 당기순이익 상승을 이끈 것은 사업비차손익 개선입니다. 그 영향으로 2022년 신한라이프의 보험영업수익은 전년 대비 13.7% 늘어난 519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2021년 실시했던 희망퇴직의 기저효과로 사업비 다이어트에 성공한 모양새입니다. 당시 신한라이프는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을 합병해 출범하면서, 250여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실시했습니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보험영업수익이 늘어난 것에는 운영 상 사업비차익 관리를 하면서 이익이 난 영향이 있다"며 "전 회계연도에 실시한 희망퇴직의 기저효과도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장성보험 판매로 인한 보험료 수입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줬습니다. 2022년 신한라이프의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7334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감소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보장성보험 APE는 오히려 전년 대비 8.9% 증가한 6291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투자수익은 1329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7.5%(282억원) 감소했습니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당장 한 해외 외형적 APE 관리보다는, 장기적으로 보장성보험 판매를 확대하면서 가치중심 포트폴리오를 유지한 것이 실적에서 나타났다"며 "증시 불안과 금리 변동으로 변액보증준비금이 늘어나면서 손익이 감소한 상황에서도 보장성 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와 사업비차익 관리로 결과적으로 좋은 실적을 나타낼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삼성생명 역시 2022년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7.9%(1266억원) 늘어난 1조7243억원을 기록했지만 대부분 법인세법 개정으로 인한 효과로 분석됩니다. 법인세법 절약 효과가 없었다면 지난해 실적은 오히려 악화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법인세법 개정으로 비정상이익이 4000억원 가까이 발생해 4분기에 들어 급격히 당기순이익이 상승했다"며 "투자수익이나 보험영업수익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강철구 한국기업평가 금융본부장은 "생보사의 경우 업황이 계속 어렵고, 지난해 금리급등의 영향으로 투자수익이 크게 늘어나기 어려웠기 때문에 실적이 개선되려면 운영 부문에서 사업비를 관리하는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경비 절감이나 구조조정을 했던 효과가 개별사별로 다르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생보사들이 대체로 실적 악화를 겪었지만 올해는 반등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상용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앞으로 금리상승 기조가 꺾여 금리 안정기에 접어들고, 생보사들이 수익성이 높은 장기보장성 상품을 중심으로 판매를 늘린다면 당기순이익이 증가할 수 있다"며 "생명보험 상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어 단기간의 실적 개선은 어렵겠지만 경제 상황은 생보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부분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주요 생명보험사 당기순이익 현황. (그래프 = 허지은 기자)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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