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대장동 50억 클럽' 멤버로 뇌물 수수 혐의를 받았던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8일 열린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으며 '정영학 녹취록'에 대한 신빙성이 향후 관련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에게 무죄 판결을 내린 재판부가 녹취록의 증거능력을 전면 부정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0일 2차 출석시 구체적인 진술 확보에 사활을 걸 전망입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10일에 있을 이 대표에 대한 2차 소환조사를 위해 200쪽이 넘는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에 조사할 내용들은 지난달 28일 1차 조사 때 확인되지 않은 내용과 당시 서면조사서 내용 중 추가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 중점이 될 예정입니다.
다만 이번 조사는 이 대표의 진술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곽 전 의원의 1심 결과가 무죄로 판명났기 때문에 대장동 사건의 핵심 증거로 꼽혔던 정영학 녹취록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보긴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이는 아직 줄줄이 남아 있는 수사·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달 28일 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소환조사를 마치고 차량에 탑승하고 있습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은 '서면진술서', 검찰은 구체적 '구두' 답변 원해
특히 이 대표는 2차 조사에서도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서면진술서로 갈음하겠다는 입장을 고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대표 소환 일정 조율에 애를 먹었던 검찰 입장에서는 이번 2차에서 최대한 모든 조사를 끝내겠다는 목표지만, 녹취록을 뛰어넘는 신빙성 있는 진술 확보가 제한된 시간 안에 이뤄질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지난 1차 조사에서도 검찰의 질문지가 100쪽 분량에 달했지만 모두 소화하지 못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조사 분량이 방대한 점을 고려해 10일 오전 9시 30분에 출석을 요청했다"며 "대장동 위례 사업 관련, 각종 특혜·유착 비리가 상당히 드러난 상황에서 최종 결정권자인 이 대표가 일방적으로 서면으로 답변하기보다는 성의 있고 구체적인 답변을 해 실질적인 조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검찰은 곽 전 의원에 대한 재판부의 1심 결과에 대해 항소할 계획입니다. 객관적 증거로 사실 관계를 비춰봤을 때, 곽 전 의원에 대한 1심 결과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검찰 측은 "재판부가 정영학 녹취록에 대한 증거능력을 부정한 것이 아니라, 일부 내용이 증거로 부족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게 검찰의 생각"이라며 "판결문을 면밀히 분석 후 항소심에서 다룰 예정이며 50억 클럽에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전반적으로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위례·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는 오는 10일 오전에 이뤄질 전망입니다. 다만 이 대표 측은 일정 상의 이유로 검찰이 요구했던 출석 시간 보다 1시간 30분 가량 늦은 오전 11시에 출석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당사자를 통해 확인이 불가피한 점을 위주로 수사를 진행할 방침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대장동 의혹 2차 검찰 소환을 하루 앞둔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포토라인이 설치돼 있습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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