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6년 균주전서 대웅제약에 승리
재판부 "대웅제약, 균주 넘기고 제품 폐기…400억 배상"
메디톡스 "다른 기업들에도 추가 법적 조치 검토" 예고
대웅제약 "검찰 무혐의처분과 상반된 무리한 결론" 반발
2023-02-10 15:51:19 2023-02-10 15:51:19
메디톡스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왼쪽)와 대웅제약 본사 전경. (사진=메디톡스, 대웅제약)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지리멸렬했던 6년간의 보툴리눔 균주전에서 메디톡스(086900)가 완승을 거뒀습니다. 사법부가 대웅제약(069620)의 균주 및 제제공정 불법 취득을 인정한 것입니다.
 
6년 균주전 뭐길래?
 
보툴리눔 균은 흔히 '보톡스'라 부르는 보툴리눔 톡신의 원료가 되는 독입니다. 메디톡스는 미국 위스콘신대학교에서 가져온 홀A 하이퍼 균주를 이용해 제품을 개발했고, 대웅제약은 경기 용인시 토양에서 홀A 균주를 자체 취득해 제품을 상업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송전은 2017년 본격화해 국내 형사에선 대웅제약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에선 메디톡스가 판정승을 거뒀죠.
 
균주에 제품 잃게 된 대웅제약…400억도 배상해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1부(권오석 부장판사)는 10일 오후 2시 메디톡스가 대웅제약과 대웅(003090)을 상대로 낸 영업비밀 침해금지 등 청구 소송 선고기일에서 "계통 분석 결과와 함께 피고 대웅제약이 이모씨와 함께 기술 자문 계약을 체결한 경위, 이모씨가 원고 재직 중 취득한 대상 균주와 그 시기 등의 사정을 모두 종합해 보면 피고 균주가 원고 균주로부터 유래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이 있다"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제조공정과 관련해선 "피고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영업비밀 정보를 취득·사용해 개발기간을 3개월 단축했다"고 적시했습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에게 보툴리눔 균주를 넘기고 균주 완제품과 반제품을 폐기하도록 했습니다. 이와 함께 대웅제약과 대웅의 보툴리눔 균주 관련 제조기술 사용을 금지한 데 이어 메디톡스에 손해배상금 400억원을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메디톡스, 다른 기업도 겨냥…대웅제약, 항소 준비
 
메디톡스는 재판부 판단에 환영의 뜻을 내비치면서 다른 기업들에도 법적 분쟁을 예고했습니다.
 
메디톡스는 관계자는 "이번 법원의 판결은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 등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과학적 증거로 내려진 명확한 판단"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이번 판결을 토대로 메디톡스의 정당한 권리보호 활동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을 불법 취득해 상업화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추가 법적 조치를 신속히 검토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대웅제약은 재반격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재판부 판결이 나온 직후 입장문을 통해 "2022년 2월4일 서울중앙지검이 광범위한 수사 끝에 압수수색, 디지털 포렌식, 증인 진술 등을 종합한 결과 메디톡스 고유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기술이 대웅제약으로 유출됐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내린 무혐의 처분과 완전히 상반된 무리한 결론"이라며 "집행정지 및 항소를 즉각 신청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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