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지난해 초 포스코, 세아베스틸 등 철강업계의 지주사 체제가 시작된 가운데,
동국제강(001230)의 지주사 전환 결정이 100일 안팎으로 다가왔습니다. 최근 동국제강의 실적이 다소 부진하게 기록되면서 경영전략 변화가 향후 실적에 어떻게 작용될 지도 주목됩니다.
1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오는 5월17일 주주총회를 열고 철강부문 인적분할 안건을 상정할 예정입니다. 이 안건이 통과될 경우, 오는 6월1일 동국제강은 기존 철강 사업부문을 2곳으로 인적분할합니다. 열연 전문 사업체 '동국제강(가칭)'과 냉연 전문 사업체 '동국씨엠(가칭)'이 새로 신설되는 형태입니다.
인적 분할 후 기존 동국제강은 존속법인으로 지주사 '동국홀딩스(가칭)'로의 전환 작업이 시작됩니다. 분할 비율은 동국홀딩스 16.7%, 동국제강 52%, 동국씨엠 31.3%입니다. 동국홀딩스는 존속법인으로 상장을 유지됩니다. 신설회사 2곳은 향후 추가적인 주주총회를 개최해 재상장 작업이 들어갑니다.
지주사 동국홀딩스는 그룹의 전략 콘트롤타워를 맡습니다. 장기적 관점 성장동력을 찾고 전략적으로 투자를 집중할 방침입니다. 동국제강은 전기로 제강 사업과 봉강(철근)·형강·후판 등 열연 분야 철강 사업을 영위할 예정입니다. 현재 인천·포항·당진·신평 공장 등이 해당됩니다. 특히 철스크랩을 재활용하는 친환경 전기로 제강 사업 분야에서 성장을 추구할 생각입니다.
동국씨엠은 냉간 압연에서 시작해 아연도금강판·컬러강판 등의 냉연 철강 사업을 주력합니다. 부산공장과 충남 도성의 빌딩솔루션센터가 해당됩니다. 2030년까지 컬러강판 사업 매출액을 2조, 글로벌 100만톤(t)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입니다.
이같은 체제가 향후 동국제강의 실적에 어떤 효과를 줄지도 관심입니다. 지난해 동국제강 실적은 전년대비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액은 8조5111억원으로 전년대비 17.6%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7435억원, 4320억원으로 각각 7.4%, 22.7% 하락한 수준입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이번 인적 분할 결정은 지난 8년간의 사업구조재편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성장을 추구함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철강업계의 지주사 전환 추세는 지난해 이미 시작됐습니다. 지주사 체계에 대한 설명은 유사합니다.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동시에 미래 신사업 발굴에 공을 들이겠다는 이유입니다. 지난해 초 지주사 체제로 새롭게 단장한 포스코가 가장 먼저 전환에 돌입했습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3월 물적 분할으로 철강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포스코'를 분리했습니다.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는 사업의 투자를 담당하고, 비상장 사업회사들의 지분을 100% 소유하는 형태입니다.
이어 다음달인 4월에 세아베스틸지주가 출범했습니다. 세아베스틸 역시 물적 분할을 통해 특수강 본연의 역량에 집중하는 '세아베스틸'을 신설했습니다. 지주사 세아베스틸지주는 존속법인으로 특수강 제조 사업을 비롯해 스테인리스, 알루미늄 등 자회사 별 특화 전략, 투자 등을 맡습니다.
현대제철의 경우 현재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 중입니다. 현대제철은 스테인리스 사업을 현대비앤지스틸에 양도해 핵심 사업과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하는 사업구조 개편을 실시했습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대표 적자 사업이었던 단조사업부문을 분리해 현대IFC를 신설했으며 컬러강판 사업을 중단, 열연 전기로도 폐쇄했습니다.
다만 철강업계의 지주사 설립 국면이 당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첫해와 맞물리면서 경영자들의 법적책임 회피전략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지난 1월27일 시행된 중대재해법은 작업장에서 근로자 사망사고 발생 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 혹은 1억원 이상의 벌금형이 적용됩니다.
그러나 지주사 체제로 전환될 경우 사실상의 경영을 지주사에서 담당하지만, 중대재해 책임이 계열사에 몰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동국제강 역시 지난해 3월 포항공장에서 크레인 보수작업을 하다 생긴 노동자 사망사고로 인해 장세욱 동국제강 대표이사 부회장이 처벌 대상으로 거론된 바 있습니다.
(동국제강. 사진=연합뉴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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