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7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윤석열정권 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전해철·홍익표·박광온·김두관 의원의 ‘4파전’으로 사실상 압축되면서 비명(비이재명)계에 초비상이 걸렸습니다. 이들이 표심을 얻기 위해 고려할 눈앞의 변수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의 국회 표결 결과로 보입니다. 다만 이 대표 체포동의안 투표 결과가 무엇이든, 친명(친이재명)계가 받는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 구도는 친문(친문재인)계로 꼽히는 전해철 의원과 친문계이자 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홍익표·박광온 의원, ‘원조 친노(친노무현)’ 김 의원의 표 싸움으로 좁혀지고 있습니다. 친명계가 인물난을 겪는 사이 비명계가 원내대표 선거의 주도권을 잡은 겁니다.
친명계는 대다수가 초·재선이라 3선 이상이 선호되는 원내대표 특성상 경쟁력이 떨어지는 데다, 3선 이상은 이미 당직을 맡아 출마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런 친명계의 상황을 파고든 의원도 있을 정도입니다. 최근 홍 의원은 친명계 모임에 참석하는 등 친명계와 가깝게 지내며 이들의 표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원내대표직을 놓고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 4명의 의원이 당면한 과제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안을 당의 숙제를 풀 방법을 마련하는 겁니다. 곧 국회로 넘어올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 ‘이재명 방탄’ 비판을, 가결되면 수장이 부재할 가능성에 당 전체가 혼란에 빠질 우려를 각각 감수해야 합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든, 부결되든 어떤 경우의 수에서도 불거질 당의 어수선함을 얼마나 잘 정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일이 원내대표 선거 후보들에게는 관건인 셈입니다. 당의 위기 국면에서 ‘해결사’ 역할을 누가 제일 잘하는지가 표심 공략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입니다.
친명계에서 차기 원내대표 선거 후보가 등판하지 않는 한, 당의 ‘톱2’인 원내대표를 내줄 친명계는 일정 수준의 ‘손해’를 감당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이 체포동의안이 가결될 경우, 친명계는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습니다. 이탈표 발생으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 원내대표 선거 후보로서는 이 대표나 친명계와 거리를 두는 것이 표를 확보하는 데 더 유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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