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동진 기자] 더불어민주당(민주당)·정의당·한국노총은 윤석열정부가 국민연금 기금을 장악하고 그 기능을 마비시키는 ‘기금개악’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수책위 운영규정 개정으로 국민연금 독립성 훼손될 것
민주당·정의당·한국노총은 13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에서 '윤석열정부 기금개악 현황과 문제점' 토론회를 열고 보건복지부(복지부)가 지난 7일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 1차 회의를 열고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 운영규정 개정을 강행한 것은 국민연금의 독립성을 훼손시키려는 시도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동안 수책위는 상근 전문위원 3명, 비상근 위원 6명 등 위원 9명을 가입자(사용자, 근로자, 지역가입자)단체로부터 추천받아 상호 균형을 유지해 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7일 복지부가 투자의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국민연금공단 수책위 비상근 위원 6명 중 3명을 앞으로 금융·투자계가 추천하는 것으로 수책위 운영규정 변경을 강행하며 수책위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이 같은 개정이 이뤄진 배경은 지난 6일 윤대통령이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국민연금 운용수익률 높이는 특단 대책 마련하라”는 지시를 한 것에 따른 것입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 개악 규탄 성명 발표 기자회견 (사진 = 뉴시스)
“전문성 없는 인사로 국정농단 재발 우려”…“정부의 뜻대로 갈 수 밖에 없는 구조”
이날 토론회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인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수책위는 ‘박근혜 전 정권 당시에 삼성물산과 합병 과정에서 일어난 국정농단의 재발을 막자’라고 해서 지난 정부가 시스템으로 반영해 놓은 것”이라며 “(수책위 상근위원은)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하는 중대한 자리인데, 전문성도 없는 말 잘 듣는 검사 출신 인사를 앉힌다면 이전과 같은 국정농단의 재발이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현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근로자대표 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수탁자책임활동의 목표는 국민연금의 공공성과 그리고 안정성과 독립성 보호를 위해 감시자의 역할을 함으로서 사용자의 배임, 횡령 등의 책임을 정확하게 확보하고자 하는 데 있다”며 “ 이번에 정부가 확보하고자 하는 3명 이외에도 기존에 존재하는 사용자 단체 2명을 합하면 5명이 된다. 이 상황에서 표결로 갈 경우에는 무조건 (정부가 확보한) 3명이 손을 들어주는 쪽으로 갈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 수책위 위원이었던 이상훈 변호사는 “전문위원 선임이나 추천 방식을 두고 일어난 논란을 보면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충실히 이행하기는커녕 관치에 휘둘리는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다”며 “이미 진행되고 있는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 (국민연금이) 과연 얼마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윤석열 정부 기금개악 현황과 문제점' 토론회 (사진 = 정동진 기자)
정동진 기자 com2d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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