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일 정상 공동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회견을 마친 뒤 윤석열 대통령에게 악수를 청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미래지향적 관계의 구축과 폭넓은 분야에서의 교류를 합의했습니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발전적 계승을 언급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셔틀 외교’ 복원도 선언했습니다.
안보·외교·경제·과학·금융 전방위 교류…“NSC 차원 경제안보대화”
윤 대통령은 이날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총리와 83분간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얼어붙은 양국관계로 양국 국민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어왔다는 데 공감하고 한일 관계를 조속히 회복·발전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경제안보와 첨단 과학뿐 아니라 금융, 외환 분야서 머리 맞대기로 했고, 이를 위해 외교·경제 당국 전략 대화와 양국 공동이익 협의체를 조속히 복원할 것”이라며 “앞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차원의 한일 경제안보대화 출범을 포함해 다양한 협의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1965년 국교 정상화 이래 우호 협력 관계 입각해 일·한 양국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는 데 의견을 일치했다”며 “양국의 정상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주 방문하는 셔틀 외교를 재개하는 데에, 양국관계는 광범위한 범위에서 정부 간 소통을 활성화하는 데 각각 의견 일치를 봤다”고 화답했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오랜 기간 중단된 한·일 안보대화, 한·일 차관전략대화를 조기에 재개하는 것, 그리고 고위급 한·중·일 프로세스를 조기에 재기동하는 중요성에 대해 일치했다”며 “새롭게 한·일 간에 경제안보에 관한 협의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강제동원 구상권 청구 안해”…“김대중·오부치 선언, 역대 내각 계승”
최근 한국 정부가 발표한 일제 강제동원 해법에 대해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해법 발표를 계기로 미래지향적 발전 방향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구상권이 행사된다면 모든 문제를 원위치로 돌려놓는 것”이라며 “정부는 구상권 행사는 상정하지 않고 있다”고 공언했습니다.
이에 대해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 이번 한국의 재단이 판결금 등을 지급하기로 한 조치가 발표된 것을 알고 있다”며 “이런 조치의 취지를 고려해 구상권 행사에 대해 가정하지 않고 있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공동 기자회견의 관심사 가운데 하나였던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계승을 두고 기시다 총리는 “일본 정부는 1998년 10월에 발표된 일·한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제로서 계승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조치 실시와 함께 양국 간 정치, 경제, 문화 등의 분야에서 교류가 힘차게 확대해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올해는 과거를 직시하고 상호 이해와 신뢰에 기반한 관계를 발전하거나 1998년 발표된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이 25주년 되는 해”라며 “이번 회담은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의 정신을 발전적으로 계승해 양국 간의 불행한 역사를 극복하고 한일 간 협력의 새시대를 여는 첫걸음이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1박2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부부와 16일 도쿄 긴자의 한 스키야키·샤부샤부 전문점에서 만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회담 후 부부 동반 스키야키 만찬…2차는 오므라이스집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을 끝내고 도쿄 번화가인 긴자의 스키야키 식당에서 만찬을 함께 했습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저녁 7시 40분께 스키야키로 유명한 ‘요시자와(吉澤)’ 식당에 도착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습니다.
이날 만찬은 부부 동반으로 진행됐습니다. 식당에 미리 와있던 기시다 총리가 입구로 나와 윤 대통령 부부를 맞이했고, 기시다 유코 여사까지 네 사람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이후 네 사람은 신발을 벗고 지하로 내려가 만찬 장소인 방으로 향했습니다. 양국 정상은 2차로 요시자와에서 280m 떨어진 긴자 ’렌가테이(煉瓦亭)‘로 자리를 옮겨 대화를 이어간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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