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올해 상반기 출장여행 플랫폼을 출시하는 네이버와 중소 여행업체 상생을 논의하는 2차 간담회가 이르면 다음주 동반성장위원회 주재로 열립니다. 동반위가 올해 1분기가 지나도록 후속 간담회를 준비하지 않다가 취재가 시작되자 서둘러 자리를 마련하는 겁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다음주 목표로 네이버(
NAVER(035420))와 서울여행산업협동조합(여산협), 대한중소여행사연대(KTAS)를 불러, 동반위를 포함한 4자 간담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29일 밝혔습니다. 앞서 여산협은 네이버 출장여행 플랫폼에 문제 제기한 지 수개월이 지나도록 동반위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고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동반위는 <뉴스토마토>가 이에 대한 입장을 묻자 뒤늦게 문제를 파악했습니다.
지난해 1월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여행인 총궐기대회에서 한국여행업협회 등 여행업 종사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출장 여행 플랫폼 문제는 지난해 10월 알려졌습니다. 네이버는 기존 여행 서비스를 출장 영역으로 넓히기로 하고 국내 여행사들에게 출장여행 서비스 플랫폼 또는 채널 입점을 제안했습니다. 기업 출장에 필요한 여행정보 상품을 모아 제공·판매하는 식입니다. 출시 목표 시기는 올해 상반기입니다.
당시 생존권 침해를 우려한 여산협은 동반위에 출장여행업에 대한 중소기업적합업종 신청이 가능한지 물었습니다. 네이버 출장 여행 서비스 플랫폼으로 중소 여행사가 타격을 입으면 B2B(기업 대 기업 영업)인 회원사도 영향 받을 것 같으니, 미리 상생안을 마련하자는 게 여산협 요구입니다.
동반위는 실제 피해 보고도 없고 우려에 대한 근거도 명확하지 않아 적합업종 신청이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대신 지난해 12월6일 여산협과 네이버를 불러 의견을 들었습니다.
여산협은 이날 간담회에서 중소 여행사 전문몰 도입과 최소 점유권, 상위노출권을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박지연 여산협 이사장은 "네이버 전문몰 안에서 B2B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으니 여행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고 얘기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지난 간담회의 내용을 자세하게 공개하기 어려우나, 중소 여행사들과 상생을 도모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가 오갔다"며 "이를 참고해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출시 전후에도 다양한 협회 및 여행사와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어 "출장여행 플랫폼은 누구나 입점해 사용자들과 추가적인 연결이 가능한 구조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여행사 규모에 관계없이 사용자의 니즈에 맞는 다양한 상품이 노출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네이버 출장여행으로 인해 중소 여행사들 역시 사용자와의 접점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여산협은 네이버와의 상생 의지가 강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3월이 지나도록 네이버와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하지 않는 동반위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박 이사장은 동반위에 대해 "문제를 해결하는 곳인지 떠넘기는 곳인지 의문이 생긴다"고 말했습니다.
동반위는 지난 1월 말 인사이동 이후 이 문제를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고 털어놨습니다. 동반위 관계자는 "부서장과 실무자가 다 바뀌면서 신경을 못 쓰게 됐다"며 "4자 간담회를 구성해 다음주 중 한 번 잡아보려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인수인계 후) 하나하나 스터디 하면서 업무를 하다 보니 속도가 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이해를 구했습니다.
다만 "여산협에서 연락을 줬다면 저희가 (2차 간담회 일정을) 잡았을 것"이라며 "그 다음 어떤 스텝을 밟아야 되는지 고민 못 한 부분이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여산협은 동반위가 소통 창구 역할을 주도적으로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변함 없다는 입장입니다. 박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간담회 이후 동반위에 연락한 적은 없다"면서도 "동반위가 해야 할 일을 안 한 건 맞다"고 답했습니다.
동반위는 네이버와 4자 간담회 참여 단체 회원사 간 접점 마련을 지원하겠다고 합니다. 현재 KTAS 일부 회원사는 네이버 출장 여행 플랫폼 입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지 비행 일정을 포함한 각종 변동사항에 24시간 대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동반위 측은 2차 간담회 이후 계획에 대해 "간담회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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