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정부가 먹거리 물가 안정을 위해 닭고기 등 4개 품목의 관세율을 낮추기로 했습니다. 또 감자칩 제조용 감자 등 3개 품목의 관세율도 낮춰 농가 생산비 부담을 덜 예정입니다.
기획재정부는 29일 열린 비상경제민생대책회의에서 최근 가격이 높아진 7개 품목의 관세율을 5월부터 인하한다고 밝혔습니다.
물가 안정을 위한 관세율 인하 대상은 닭고기, 대파, 무, 명태 등 4개 품목입니다. 아을러 농·어가 지원을 위한 관세율 인하 대상은 감자칩 제조용 감자, 냉동꽁치, 종오리 종란(부화용 오리 수정란) 등 3개 품목입니다.
품목별로 보면 기본세율이 20~30% 수준인 닭고기는 생산비 상승 등으로 공급이 줄면서 2월 물가가 전년 동월보다 16.4% 상승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6월 말까지 수입 물량 중 최대 3만톤에 대해 0%의 할당관세를 적용합니다.
기본세율이 27%인 대파는 겨울 한파로 인해 생산량이 감소해 2월 물가가 전년 동월보다 29.7% 올랐습니다. 이번 조처로 5000톤 범위 안에서 6월 말까지 0%의 할당관세가 적용될 예정입니다.
무는 지난 1월 제주 지역의 한파로 올해 3~6월 출하량이 평년보다 약 2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수입 무의 가격도 평년보다 40%가량 높아 가격 안정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이를 위해 6월 말까지 수입하는 무에 대해서는 기본세율 30%가 아닌 0%의 할당관세를 적용하게 됩니다.
기획재정부는 29일 열린 비상경제민생대책회의에서 최근 가격이 높아진 7개 품목에 대해서 5월부터 관세율을 인하하기로 했습니다. 사진은 대형마트 내 육계 진열대 모습. (사진=뉴시스)
명태는 소비량이 많은 겨울 동안 재고가 감소하면서 소매 가격이 높은 상태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수급 불안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22%의 조정관세 대신 10%의 기본세율이 적용되도록 했습니다.
감자는 저장 물량 감소 등으로 가격이 계속 오르는 추세입니다. 이에 따라 감자칩 제조용 감자에 대해서는 올해 11월 말까지 최대 1만3000톤까지 30%인 기본세율 대신 0%의 할당관세를 적용하도록 했습니다.
갈치 조업 미끼로 널리 사용되는 냉동꽁치는 수입 가격이 크게 상승해 어민의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현재 냉동꽁치에 적용되는 24%의 조정관세 대신 갈치잡이 미끼용에 한해 10%의 기본세율을 연말까지 적용합니다.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사육 기반에 큰 피해를 본 오리 사육 농가의 조기 경영 회복도 지원합니다. 오리 소비 시장의 수급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6월 말까지 수입하는 종오리 종란 10톤에 대해서는 관세율을 12%에서 0%로 낮춥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관세율 인하를 통해 대중적인 수요가 많은 농산물, 축산물, 수산물의 가격이 다소 안정돼 서민들의 먹거리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며 "감자, 냉동꽁치, 종오리 종란의 공급이 확대돼 가격이 안정되고 이로 인해 농·어가 등의 생산 활동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정부는 할당·조정관세 규정(대통령령) 개정을 차질 없이 준비해 5월부터는 계획된 정책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기획재정부는 29일 열린 비상경제민생대책회의에서 최근 가격이 높아진 7개 품목에 대해서 5월부터 관세율을 인하하기로 했습니다. 사진은 대형마트 내 감자 진열대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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