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강원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일 "을의 처지가 어떤지 잘 아는 청년 노동자들에게 '주 69시간 몰아서 일하고 몰아서 휴가 가라'는 정책이 얼마나 허무맹랑하게 다가왔을까"라며 정부의 근로 시간 개편안을 비판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요즘 청년들은 권리 의식이 뛰어나서 괜찮다는 주무 부처 장관의 말은 신박한 탁상공론처럼 들렸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앞서 정부는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주에서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확대해 주 최대 69시간까지 가능하게 하는 이른바 '주 69시간 근무제' 도입을 추진했습니다. 이에 대해 과로를 조장할 수 있고 장기간 휴가를 가기 어려운 현실을 간과했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청년세대 노조를 표방하는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가 반대 입장을 내놓는 등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강한 반대 여론이 고조되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재검토를 지시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주 60시간' 상한선을 제시했지만, 아직 정부의 뚜렷한 대안이 나오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 대표는 1년에 아르바이트생 169명을 채용한 어느 편의점 사례를 들며 "게시글 내용이 사실이라면 업무를 이행할 틈도 없이 2~7분 간격으로 몰아치는 지시사항과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까지 우리 사회에는 이런 부조리한 일터가 곳곳에 존재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그는 "극단적인 사례이고 노동자에 대해 합당한 처우를 하려 애쓰는 선량한 고용주가 더 많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청년들이 고용주에 비해 을의 위치에 있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책상머리에서 탁상공론하는 정치가 국민의 삶을 위협한다"며 "문제는 '권리의식'이 아니라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노동자의 권리를 퇴행시키는 노동개악 막아내고 국민께서 삶의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거듭 만들어낼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강원 기자 2000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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