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호텔신라(008770)가 어제 모두투어(080160)의 자회사 모두투어인터내셔널의 지분 19%를 인수했습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어제 호텔신라 주가는 전일 대비 3.4% 상승하고, 모두투어는 상한가를 기록했는데요.
하지만 시장의 뜨거운 반응과 달리 인수 효과는 시장 기대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모두투어인터내셔널은 모두투어의 인바운드, 즉 외국인 관광객을 국내로 들여오는 영업을 책임지는 회사로 올해 1~9월까지 8만명의 모객에 성공하며 상반기 53억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호텔신라는 이번 인수로 19%의 지분을 확보해 모두투어에 이어 모두투어인터내셔널의 2대 주주에 오르게 됐는데요, 일부에선 호텔신라의 이번 지분 인수가 사업확장을 위한 그룹차원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면세점과 호텔 매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지분 인수는 그 규모나 업계 영향력을 고려할 때 호텔신라 그룹 차원의 공격적 사업확장으로 보기는 무리한 측면이 많습니다.
호텔신라가 이번 지분 인수를 위해 투자한 금액은 10억원에 못 미치는 9억8000만원입니다.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 정도의 작은 규모로 이번 인수는 사업확장 포석이 아닌 마케팅 강화 차원이라는 것이 호텔신라의 입장입니다.
공시대상도 되지 못할 정도의 투자를 가지고 기업차원의 사업확장을 말하는 것은 지나친 과장이란 것인데요, 이번 인수에 따른 긍정적 영향 역시 호텔을 제외한 면세점에만 한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 중 숙박시설로 호텔신라를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 이번 인수 효과 역시 호텔이 아닌 면세점에만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며 “이번 인수는 마케팅 강화 차원에서 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이번 인수는 호텔신라보다 모두투어의 수혜가 더 클 것으로 보이는데요, 10억원이란 돈은 호텔신라 입장에선 마케팅 비용 정도로 볼 수 있지만, 모두투어인터내셔널입장에선 자본금의 20%에 달하는 큰 자금입니다.
모두투어인터내셔널은 호텔신라의 지분 참여로 호텔신라와 연계한 상품 개발, 특히 기업 고객 유치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투어로선 호텔신라와의 관계 강화를 무작정 홍보할 수 없는 입장인데요, 호텔신라와의 특수 관계가 공식화되면 다른 면세점 및 호텔들과의 협력관계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가장 큰 손으로 부상한 중국 관광객의 경우 호텔신라의 면세점 선호도가 다른 업체보다 떨어지고 있고 일본 관광객들의 선호도 역시 현지 인지도가 높은 롯데면세점에 뒤쳐지고 있어 모두투어로선 이번 인수로 다른 면세점과의 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실제 호텔신라 면세점의 시장점유율은 27%인데 반해 롯데호텔 소공점은 41%에 이릅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호텔신라의 이번 인수가 호텔신라와 모두투어 양측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엄청난 호재는 아니다”라며 “이번 인수가 단기간 내 양사 실적에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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