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김포시민들을 서울로 실어나르는 김포골드라인이 포화 상태에 이른 가운데 혼잡도를 낮추기 위한 대책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당장 버스전용차로로 셔틀버스를 투입하는 방안부터 한강을 이용해 수상버스를 서울에서 김포까지 운행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골드라인 김포공항역 승강장이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포골드라인 혼잡도 285%, 올해만 18건 사고
김포골드라인의 혼잡도는 최대 285%에 달합니다. 한 차량에 330명에 달하는 인원이 타는 셈입니다.
서울에서 혼잡도가 극심하다는 2·4·9호선도 김포골드라인에는 못 미칩니다. 악명이 높다는 9호선의 경우 2015년 234%의 혼잡도를 기록했으나 이후 4량에서 6량, 6량에서 8량으로 열차를 늘리고 편성도 확대해 현재는 최대 150% 수준입니다.
김포골드라인은 단 2량뿐인 경전철에 일평균 7만7000명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모든 승객이 김포공항역으로 향하는 구조라서 출퇴근시간에는 안으로 승객을 욱여넣은 채 운행합니다.
전문가들은 이 정도의 혼잡도를 보이면 몸이 붕 뜨는 걸 경험할 수 있을 정도라고 위험성을 경고합니다. 실제로 지난 11일 승객 2명이 호흡곤란으로 쓰러지는 등 올해에만 김포골드라인에서 18건의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9호선과 달리 김포골드라인은 혼잡도를 낮추기 쉽지 않습니다. 김포시가 경기도와 국토부의 지원없이 자체적으로 만들다보니 승강장과 각종 설비가 모두 2량에 맞춰 만들어졌습니다. 4량 이상으로 늘리거나 편성을 확대하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강서구 지하철 개화역 인근에서 김포 골드라인 혼잡구간 버스전용차로 관련 브리핑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원희룡 “버스전용차로 개통, 셔틀버스 투입”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17일 김포 출근길 현장점검을 한 뒤 “절차를 패스트르랙으로 단축해 최대한 빨리 버스전용차로를 개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시 관할 구간인 개화역~김포공항입구 2km 구간에 버스전용차로를 추가 개통해 김포~김포공항 이동시간을 10분으로 단축시키겠다는 계획입니다.
이 구간에는 김포골드라인 승객을 버스로 실어나를 셔틀버스 80대를 투입할 예정입니다.
서울시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등의 협조를 받아 소요기간도 각종 행정절차를 줄여 약 한 달로 단축해 가능한 빨리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셔틀버스 투입은 5호선 연장 이전까지 시행되는 단기적인 대책입니다. 당장 골드라인 수요를 분산시키기 위한 대책으로 버스전용차로만으로 모든 승객을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런던 템즈강을 이동하는 리버버스. (사진=박용준 기자)
서울시 "차가 막히는 지점, 수상 이동"
서울시는 버스전용차로와 별도로 현재 수상교통수단을 검토 중입니다. 앞서 김포시로부터 수륙양용버스를 제안받은 것에 더해 자체적으로 추진하던 수상버스(리버버스)를 김포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병행해서 검토를 시작했습니다.
이동률 서울시 대변인은 이날 “차가 막히는 지점은 수상을 통해서 오고, 차가 막히지 않은 부분은 버스로 와서 출근시간을 대폭 단축시켜보자는 것”라며 “수륙양용버스와 리버버스는 서로 영향을 받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제 제안을 받아 검토를 해야 되는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달 영국 런던 방문 당시 템즈강에서 리버버스를 탄 후 “육상으로 다니는 것보다 훨씬 빠르다”며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한강에 도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습니다.
런던의 경우 한 해 1000만명이 넘게 리버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1대당 100~150명이 탈 수 있고, 이용요금은 10파운드로 약 1만5000원 수준입니다.
한강에 수상버스가 도입될 경우 서울에만 약 10곳의 정류장을 운영해 잠실에서 여의도·상암까지 20~30분이면 주파 가능합니다.
수륙양용버스는 육상까지 곧바로 연결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단일노선으로는 경제성이 떨어져 현실적으로 도입하기 어렵지 않냐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수륙양용버스를 도입하는 대신 수상버스 노선을 서울 시외까지 확장할 경우 경제성 부담도 덜고 중장기적으로 한강으로 이동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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