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SK텔레콤(017670)의 5G 28㎓ 주파수 유지 여부가 이달 결정됩니다. 정부는 주파수 할당 조건 이행 여부를 보고 절차에 따라 진행하겠다는 계획입니다. 5G 28㎓를 이용하는 통신사업자가 없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가운데 SK텔레콤이 해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발간하는 사업보고서에서 해당 이슈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SK텔레콤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고한 지난해 회계년도 사업보고서에서 5G 28㎓ 주파수 할당 조건을 이행하기 어렵다는 점, 할당 취소에 따른 사업적 영향은 적다는 점, 그럼에도 해당 대역을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부정적 영향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SKT T타워. (사진=뉴스토마토)
28㎓ 할당조건 달성 어렵지만…할당 취소 악영향 없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2월23일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의 5G 28㎓ 주파수 대역 할당취소를 확정했습니다. SK텔레콤에 대해서는 이용기간의 10%인 6개월 이용기간 단축과 함께 재할당 신청 전인 내년 5월31일까지 당초 할당 조건인 1만5000장치를 구축해야 한다고 통지했습니다. 할당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SK텔레콤도 KT와 LG유플러스처럼 할당이 취소됩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부터 해당 대역 기지국을 추가로 구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도 3월말 주주총회에서 "(28㎓ 기지국) 구축을 어느 정도 진행은 하고 있는데 목표량을 채우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해외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이 사업보고서에서도 "일정 내에 맞춰 해당 개수의 기지국을 설치하는 것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술했습니다.
SK텔레콤이 5G 28㎓ 사업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은 저조한 사업성 때문입니다. 전국망으로 상용화된 5G 3.5㎓ 대역과 달리 28㎓ 대역은 더 빠른 속도로 더 많은 용량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어 진짜 5G라고 불립니다. 5G 상용화 당시 통신사들이 광고한 LTE 대비 20배 빠른 5G는 28㎓ 대역에 빗댄 표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파 도달거리가 짧고, 투과성과 회절성이 떨어져 기지국 설치에 많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산술적 계산으로 따졌을 때 3.5㎓ 대비 8매 많은 기지국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입니다. 많은 투자가 요구되지만 비즈니스모델(BM)이 명확하지도 않습니다. 이에 SK텔레콤은 "28㎓ 주파수 대역의 사용이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해당 대역의 할당 손실이 사업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SK텔레콤 직원들이 5G 전파 송출을 보름 앞두고 기지국을 설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5G 28㎓ 새로운 사업자 등장은 부담
5G 28㎓ 주파수 할당이 취소돼도 사업에 악영향이 적다는 판단이지만, SK텔레콤은 해당 주파수를 재확보하지 못할 경우 부정적 영향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우려가 큰 부분은 5G 28㎓를 활용하는 제4이동통신사의 등장을 꼽았습니다. 과기정통부는 KT와 LG유플러스의 주파수 할당 취소를 확정하면서 신규사업자에 초기 할당대가 인하, 4000억원 자금 지원, 세액공제율 향상 등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이를 우려 요인으로 지목한 것입니다.
SK텔레콤은 제4이통 등 새로운 사업자들이 진출해 경쟁이 심화되고, 요금 인하 압력이 유발될 수 있는 것을 우려했습니다. 2월말 기준 SK텔레콤 무선통신 서비스 가입자수는 3072만7909명으로 점유율 39.5%를 기록했습니다. 사물인터넷(IoT) 회선을 포함하고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알뜰폰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SK텔레콤 점유율은 낮아졌습니다. 정부의 요금 인하 압박에 더해 시장 경쟁에 따른 요금 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이 SK텔레콤으로선 부담입니다. SK텔레콤은 가입자 감소로 주파수 대역폭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 등도 부정적 요인으로 제시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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