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이어 여야 봉하 총집결…윤 대통령은 '불참'
김기현·구자근·박성민 참석…문 전 대통령, 정세균·한명숙 전 총리도
윤 대통령, 참석 대신 조화…이진복 수석, 유족에 '비공식 애도' 가능성
2023-05-22 17:24:01 2023-05-22 18:36:54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을 하루 앞둔 22일 오후 시민이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깨어있는 시민문화체험전시관(노무현 기념관)을 방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여야 지도부가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대거 출동합니다. 정쟁에 몰두하던 여야가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이어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모이면서 모처럼 양측의 긴장감을 완화하는 풍경이 펼쳐질 전망인데요.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추도식에 불참하는 대신 조화를 보낼 예정입니다.
 
한덕수·이진복도 봉하로…문재인도 2년 연속 참석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23일 김기현 대표, 구자근 비서실장,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이 오전 중 김영삼(YS) 전 대통령 생가에 방문하고, 오후에 노 전 대통령 추모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유 수석대변인은 “YS 생가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와 YS가 보여주신 여러 정신을 우리가 계승한다는 차원에서의 방문”이라며 “오후 노 전 대통령의 기일 행사 참석은 국민통합 차원에서의 행보”라고 설명했죠. 김 대표의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 예방 여부와 관련해서는 “기일에만 참여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답했습니다.
 
김 대표의 참석으로 노 전 대통령의 14기 추도식에는 여야 지도부가 한데 모이게 됐습니다. 야권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이 자리합니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 당 원로 인사도 참석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추도식에 모습을 비칩니다. 지난해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5년 만에 추도식을 찾았던 문 전 대통령이 2년 연속 추도식을 찾는 겁니다. 여권에서는 김 대표 외에도 한덕수 총리,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 등이 참석할 계획인데요. 한 총리는 노무현정부 때 국무조정실장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총리를 지내며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을 쌓았습니다.
 
윤 대통령, 조화로 갈음…공식 추모 메시지도 없다
 
여야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지난 18일 광주에서 열린 제43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온 지 이후 5일 만입니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는 민주당 지도부뿐 아니라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의원 전원도 참석했습니다. 당시 여야 대표는 나란히 앉아 기념식을 지켜봤지만, 서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여야가 양곡관리법·간호법·노란봉투법·방송법 등을 놓고 극심한 대립을 이어가는 가운데 여야가 한자리에 모여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됩니다. 국민의힘이 국민통합을 거론한 만큼, 노 전 대통령 추도식을 기점으로 여야가 ‘휴전’하고 갈등을 해소할 계기를 마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윤 대통령은 추도식에 조화를 보내 고인을 추모합니다. 추모 메시지는 공식 발표하지 않고 이진복 수석을 통해 유족에 애도와 위로의 뜻을 비공식으로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23일 도어스테핑(약식 질의응답)에서도 ‘한국 정치에 참 안타깝고 비극적인 일’이라는 메시지를 한 총리를 통해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노 전 대통령을 향한 존경심을 표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2월 제주도 해군기지가 위치한 강정마을을 찾아 “2007년 노 전 대통령께서 주변의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뇌에 찬 결단을 하셨다”며 “노 전 대통령의 고뇌와 결단을 가슴에 새긴다”고 말했습니다. 또 2021년 9월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노 전 대통령 추모곡으로 쓰이는 이승철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를 불렀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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