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23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면직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청문이 진행됐습니다.
인사혁신처는 앞서 청문에 출석할 것을 요청하는 공문 발송을 통해 면직 처분 이유로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의 재승인 업무과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행, 위계공무집행 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일 기소된 것과 관련해 국가공무원법상 품위 유지의 의무, 성실 의무 등을 위반한 사실도 면직 처분의 이유로 기술했습니다.
'명백한 위법 사실 없다' 강조한 한 위원장, 면직 처분 시 소송 진행할 듯
청문을 앞두고 한 위원장은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임기 종료를 두달 남짓 앞두고 위원장직을 박탈하기 위한 면직절차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오늘은 예정된 면직 처분에 대한 절차적 위법성을 피하기 위한 요식행위로서의 청문절차가 진행된다"고 말했습니다.
한상혁 위원장은 면직 처분에 이를 정도의 명백한 위법 사실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면직 처분에 이를 정도의 명백한 위법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전 정권에서 임명된 기관장이라는 이유로 보장된 임기를 박탈하려 한다면 이는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 위반 등 처분 자체의 위법성, 위헌성 등의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방통위의 독립성, 방송의 자유 등 대한민국이 지켜나가야 할 헌법적 가치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가 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5월10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사혁신처가 면직 처분 이유로 제시한 것들은 구속영장이 기각된 사안으로, 무죄로 추정돼야 한다는 점도 짚었습니다. 한 위원장은 "이 사건 처분의 원인되는 사실은 무죄로 추정돼야 함이 명백한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임을 전제로 국가공무원법상의 일반적 의무위반을 확정적으로 적용하고 있다"며 "위법하고 위헌적 처분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소명절차를 진행한 인사혁신처가 추후 면직을 제청하면, 인사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 여부가 남게됩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대통령 재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한 위원장은 면직이 확정되면 이에 대한 취소 소송과 함께 면직 처분 집행정지를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날 청문에 참석한 한상혁 위원장의 법률대리인은 면직 처분 결정에 따라 행정소송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 한상혁 위원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추후 법리적 부당성에 대해 적극 다툴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 현판. (사진=뉴시스)
여권, 한 위원장에 대해 국정감사 위증죄 고발 목소리
한상혁 위원장에 대한 면직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여권은 한상혁 위원장의 국정감사 위증 죄도 꺼내들었습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이날 한상혁 위원장의 면직 사유는 충분하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지난해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TV조선 재승인 점수 조작과 관련한 과방위원들의 질의에 대해 위증의 죄를 저질렀다고도 봤습니다.
박 의원은 "지난해 10월6일 국정감사에서 한상혁 위원장이 '저희들 입장에서는 엄격하고 투명하게 심사를 진행했다'고 했지만, 이는 명백한 위증 발언이다"고 했습니다.
특히 국회의 역할을 강조하며 과방위원장이 위증의 죄를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성중 의원은 "응당한 검찰의 기소와 재판부의 결정이 따를 것이지만, 아직 국회의 역할이 남아 있다"며 "국회증언감정법 제14조1항, 제15조1항 등에 따라 위증 죄를 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