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검찰이 서민생활과 직결되는 교육·주거·식품 시장에서 물가상승을 부추기는 불공정 담합에 대해 엄단키로 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협력을 강화해 담합 사건 적발에 유용한 자진신고제도(리니언시)를 적극 활용하는 등 '물가 인상 카르텔'을 뿌리 뽑는다는 방침입니다.
1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기업들의 담합 행위는 교복부터 닭고기, 아이스크림, 아파트 빌트인 가구에 이르기까지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이뤄졌습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검찰기 뒤로 보이는 서울중앙지검의 모습. (사진=뉴시스)
의식주 전반 가격 상승 부추겨…서민 피해 전가
광주지역에서는 31개 교복업체가 147개 중·고교 약 160억 원 규모의 교복구매와 관련해 담합해 매년 1인당 약 6만원 상당의 교복가격 상승을 유발시켰습니다.
국민들이 즐겨찾는 식품인 아이스크림과 치킨, 삼계탕용 닭고기 가격을 담합한 일당도 적발됐습니다. 국내 빙과류 제조업체 4곳이 담합해 100억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취득했고, 이는 아이스크림 가격상승으로 이어져 그 부담이 소비자들에게 고스란히 부담으로 작용됐습니다.
작년 6월에는 하림 등 닭고기 생산·판매업체 6곳과 업체 관계자 2명 등을 닭고기 가격 등 담합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담합 규모는 14조원으로 조사됐으며, 담합으로 닭고기 소매가가 최대 25.4% 상승했습니다.
가구업체들은 신축 아파트 빌트인 가구 입찰을 담합해 분양가 상승에 따른 부담을 전가시켰습니다. 이에 한샘·에넥스 등 국내 가구 업체들이 약 2조3200억원 규모의 아파트 가구 입찰에서 담합해 아파트 분양가를 상승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현대제철·동국제강 등 7대 제강사들은 관급 입찰 사상 최대 규모인 7조 원 규모 담합으로 약 6700억 원 상당의 국고손실을 초래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이정섭 부장검사가 지난 4월2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2조3000억원 규모 아파트 빌트인가구 입찰담합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정위와 협력 강화…리니언시 적극 활용 방침
검찰은 앞으로도 '물가 상승 카르텔'을 엄단한다는 계획입니다. 지난 3월 공정위와 담합 사범 적발을 위해 '공정거래 실무협의회'를 열었는데 앞으로도 협력 체제를 공고히 한다는 방침입니다.
또 내부 고발 없이는 수사가 쉽지 않은 담합 사건 수사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리니언시도 적극 활용키로 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과도한 형벌권 행사는 자제하여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적극 보장하되, 중대한 불공정행위인 담합사범에 대해서는 법률에 따라 철저히 수사하고 엄정 대응할 것"이라며 "시장경제 질서의 근간이 되는 공정한 경쟁질서 확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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